[열린 시선]‘美 NRC 인증’ 첫 관문 통과한 한국 원전 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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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E 클레인 전 NRC 위원장
데일 E 클레인 전 NRC 위원장
최근 한국 원자력산업계(Team Korea)는 글로벌 원전설계 및 기술 공급사 지위를 인정받는 중대한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가 공동 제출한 APR1400 원전의 설계인증 신청문서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본심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NRC가 미국 내 건설 대상 원전으로 APR1400을 인증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음을 뜻한다. 현재까지 미국 외에 NRC의 설계인증을 추진한 국가는 일본과 프랑스뿐이다. 따라서 성공한다면 한국은 NRC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몇 안 되는 설계인증 원전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NRC는 원자력 안전규제에서 세계적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이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다. NRC가 요구하는 상세한 수준의 분석에 대응하기 위해 수천 명의 기술자와 인허가 전문가가 노력한다는 것이며 보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기술개발에 중대한 공헌을 한다는 점이다.

NRC를 다른 규제기관들과 차별화시키는 점은 심사와 관련된 특별할 정도의 투명성이다. 심사절차에서 NRC만큼 엄격하게 투명성을 적용하는 규제기관은 많지 않다. NRC는 일반인까지 참여시켜 인허가 승인 전에 요구하는 사항들과 발견한 사실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설계 성능과 안전성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심사절차는 대중이 신뢰하게 해 준다.

NRC 심사의 모든 관련 문서는 NRC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더욱이 이 문서들은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려는 다른 국가들에도 공개돼 그들의 심사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이 NRC 승인을 받는다는 것은 APR1400이 미국에서 건설될 수 있는 원전설계가 된다는 것이며 APR1400 원전을 국가 원자력프로그램에 도입하려는 다른 국가들도 NRC 설계인증 인허가 문서를 참고할 수 있어 특히 중요하다.

한국 원자력산업계는 위대한 전진을 이뤄냈다. 고된 업무가 눈앞에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 순간 한수원과 한전의 설계인증 인허가팀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축하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다만 곧 NRC의 상세 평가가 시작되므로 축하시간이 길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데일 E 클레인 전 NRC 위원장
#NRC#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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