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공의 태국 공사 수주 훼방하는 게 환경운동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9일 03시 00분


국내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염형철 사무총장은 태국 타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수자원공사는 소규모 사업을 수행한 경험밖에 없어 태국의 방수로나 임시 저류시설 공사를 수행할 수 없다”며 수자원공사의 사업 능력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태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물 관리 사업을 따내기 위해 외국 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염 씨의 발언은 환경운동의 본령(本領)에서 벗어나 6조 원 규모에 이르는 수자원공사의 사업 수주를 위험에 빠뜨리고 국익을 해친 행위다.

수공은 국내에서 소양강댐 등 다목적댐과 신도시 건설 등 굵직한 공사를 해왔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물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런데도 수공이 방수로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염 씨는 수공의 부채가 700%까지 상승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재 수공의 부채 비율은 122.8%다. 염 씨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 (사업 수행을 위한) 별도의 협약이나 특수 조건을 (태국 정부에) 제시했을지 모른다”며 이면계약설까지 제기했다. 태국 정부와의 막후 거래를 통해 부당한 방법으로 공사를 따내려 할 것이라는 추론이다. 태국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열심히 공을 들여온 수공과 건설사들에 대한 근거 없는 폄훼다.

염 씨의 발언으로 인해 태국 정부와 태국 언론으로부터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면서 수공의 사업 수주가 암초를 만났다. 수공과 5개 건설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태국의 물 관리 9개 사업 가운데 방수로와 저류지 부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 운동을 해온 환경운동연합이 국내 물 관리 사업체의 해외 진출을 방해할 명분은 없다. 태국은 2011년 4월부터 9월까지 대홍수가 발생해 사망 81명, 이재민 11만3000명, 건물 파손 80만 채 등 약 54조 원의 피해를 입었다. 태국 정부는 2016년까지 총 사업비 12조4000억 원을 투입해 저수지와 방수로, 홍수 저류시설을 만들고 하천을 보강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물 관리 사업에 응찰하는 것이 어떻게 환경 훼손이라는 말인가.

염 씨는 “국익도 중요하지만, 환경은 국경을 넘는 문제”라고 말했으나 궤변이다. 환경운동연합과 염 씨는 이 시대 환경운동이 국민에게 왜 외면을 받고 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환경운동#수자원공사#임시 저류시설#방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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