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3국이 유학생 유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은 2020년까지 유학생 20만 명을, 중국은 50만 명 이상을, 일본도 30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동북아 3국이 유치하겠다는 유학생 수가 100만 명이다. 세계 유학생의 25% 정도에 해당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한국 교육의 국제화와 선진화에 도움이 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1998년부터 외국 대학 유치를 위한 글로벌 스쿨하우스 전략을 추진했다. 당시 로컬 대학인 싱가포르국립대 수준은 낮았다. 그러나 외국 대학과 유학생 유치는 이 대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음으로 유학의 산업화를 통해 국익 창출이 가능하다. 선진 각국은 유학을 산업의 각도에서 보고 있다. 유학을 통한 국부 창출이 미국 201억 달러, 호주 139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유학 수입은 2011년 기준 5700만 달러에 그쳤다. 해외 유학으로 인한 교육 분야 무역수지 적자가 44억 달러였다. 이제 교육수지 적자를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해결할 때가 됐다.
마지막으로 자국 문화 전달자를 배출할 수 있다. 한국에 정통하고 이해가 깊은 유학생들이 세계 각지에서 우리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이 동북아 3국의 유학생 유치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면 대학과 정부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대학 교육의 글로벌 표준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유학생을 유치하려 해도 교육수준이 떨어지면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 예를 들면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등 세계 정상 분야의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대학 글로벌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국가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특화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운영함으로써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인재를 한국이 양성해줄 수 있다. 필자가 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그들은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앞으로 석유가 고갈될 것에 대비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맞춤형 유학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다.
셋째, 유학생 유치와 관리, 취업의 일체형 학사운영 모형이 필요하다. 학생 모집도 중요하지만 관리는 더 중요하다. 모집에 급급해 관리를 소홀히 하면 학생들은 유학국에서 별로 배우지 못하고 자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럴 경우 한국 유학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학사 관리와 함께 취업 준비 교육도 병행해 그들이 유학을 통해 미래를 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어야 한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유학생을 받아들인 경험이 일천하다. 따라서 유학 선진국의 경험을 기초로 우리의 특화된 유학모델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학생 유치는 국가와 사회, 학교가 합심해 정교한 프로그램과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가능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유학생 유치 대학에 대한 인증제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유학 선진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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