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희정]맨손으로 꿈을 일군 기업가 정신으로 5조달러 세계 저소득층 시장 개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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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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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듀크대 로스쿨 기업가정신 전공
박희정 듀크대 로스쿨 기업가정신 전공
꿈을 꾸는 것은 자유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것이 감동적인 이유는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 때문이다. 태생적 기업가, 사실 대한민국이 그랬다. 일본의 식민지로 조국을 잃는 아픔을 겪었고 6·25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땅을 맨손으로 일궈 나라를 일으켜야 했다.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도 대한민국에서 희망을 찾기 어려웠다. 195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못사는 소말리아보다 적은 67달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못사는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열심히 일했다.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으로 800배의 경제성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배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다투는 나라가 됐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유일한 국가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만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아픔의 역사를 통해 다같이 더불어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배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따뜻한 용기 아닐까. 이곳 교수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빨리 많이 실패해 보라’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훈련하라는 것이다. 실패하라는 것이다. 꿈을 마음껏 실험하라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을 멸(滅)하게 할 수는 있지만 패(敗)하게 할 수는 없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 특히 좁은 땅덩어리 대한민국에서 꿈이 유일한 우리의 밑천인데, 꿈을 마음껏 실험하는 데 따르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실패해 봤으니 그만큼 이제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진 셈이다.(박희정 ‘나는 꿈을 실험한다’)

우리는 한 배를 탔다. 지구라는 한 배를 탔다. 좋든 싫든 같이 살아가야만 한다. 싫다고 배를 뒤집어엎을 수는 없다. 여기 월가 시위는 대학 교실로 이어져 또 다른 새로운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80억 명이 탄 지구라는 배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한 번 실패하면 영원히 재기할 수 없는 삶의 패배자로 낙인찍는 사회가 아니라 저소득층까지 끌어안는, 사회적 약자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말이다. 모두를 품는 ‘회복’과 꿈의 ‘발전’이 함께하는 기업가정신을 기대해본다.

우리의 60년 경험을 바탕으로 5조 달러 규모의 세계 저소득층 시장을 개척하자고 제안한다. 5조 달러 시장으로 가서 가난을 없애고 그들을 충분히 잘살게 해서 더 큰 파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스토리를 만드는 것, 새로운 상상력과 개척가적 모험심으로 모두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희정 듀크대 로스쿨 기업가정신 전공
#기고#박희정#GDP#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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