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평창”이라는 한마디에 국민은 열광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세계 체육사를 다시 쓰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벌써 경기장과 선수촌 건설, 우수 선수 육성, 교통망 확충 등 올림픽을 치르는 데 필요한 준비와 관련된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경기장에서 모든 경기가 진행되는 여름올림픽과 달리 겨울올림픽은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경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경기장 주변 자연경관이 대회 실황과 함께 지구촌 사람들에게 가감 없이 보여질 것이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평창에 들어서면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강릉으로 진입하는 대관령에 이르기까지는 우리나라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곳이 경쟁도시였던 프랑스 안시나 독일 뮌헨, 앞으로 겨울올림픽을 개최할 러시아 소치, 이미 겨울올림픽을 치른 캐나다 밴쿠버 등 수많은 도시에 견줘 손색없는 자연풍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용평 발왕산이나 알펜시아의 스키점프대에서 바라보는 황량한 용평의 고원, 흉하게 노출된 대관령의 넓은 축산단지를 비롯해 스키 슬로프나 리프트 주변에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돼 있는 숲을 생각하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스키장 주변에 졸속으로 만들어진 현대판 판자촌 상가, 고속도로 주변의 훼손된 산림, 초라하다 못해 남루하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은 작은 촌락들. 이들 모두는 겨울올림픽 자연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들 지역 자연경관을 일정 수준 복원하는 데는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현지 조사 및 복원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 지역 자연경관을 복원하려면 대관령에 방풍림을 조성한 산림청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새로 조성해야 하는 가리왕산 중봉의 활강경기용 스키슬로프 설계 과정에서도 가리왕산의 자연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산림과학자들의 협조를 구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앞으로 건설될 원주∼강릉 고속전철 주변 자연훼손 문제, 대형 산불이나 기상재해로 인한 자연훼손 가능성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자연을 배제한 겨울올림픽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지구촌 인류의 가슴과 머릿속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각인시킬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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