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의 폐지 권고로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가 해체 기로에 섰다. 기능 중복과 비효율성이 폐지 이유로 제시된다. 그러나 관련 논의는 근본적인 질문을 건너뛰고 있다.
군 조직은 선언이나 조직도 변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문 인력, 안정적인 예산, 시설과 장비라는 하드웨어적 기반과 함께 작전 계획 수립, 훈련·정비 체계 구축, 전문성 축적, 팀워크 형성, 반복 훈련을 통한 숙달이라는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동시에 갖춰져야만 실질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드론사는 창설된 지 2년 남짓한 신생 조직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예산·인력·시설을 충분히 보강한 적이 있었는지를 먼저 되짚어 봐야 한다.
드론사와 각 군의 무인전력 운용을 둘러싼 논쟁은 흔히 수평적 관점에서의 기능 중복 여부로 단순화된다. 그러나 임무와 역할을 계층적 관점, 즉 전술-작전-전략 수준으로 나눠 보면 양자는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운용하는 무인전력은 주로 전술적 수준에서 지휘관의 상황 인식과 즉각적 대응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반면 드론사의 임무는 전술 무인기(UAV) 운용의 단순한 확대가 아니다. 무인 체계를 활용해 기존 유인전력으로는 수행이 어렵거나 부담이 큰 임무를 대신하거나 확장하는 데 있다. 감시·정찰(ISR), 정밀 타격, 심리·전자전, 네트워크 기반 무인 작전을 하나의 작전 체계로 통합하고 전구 차원의 작전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이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행된 이른바 ‘거미줄 작전’이 잘 보여준다. 소형 드론을 장기간 은닉한 뒤 네트워크로 연결된 드론을 동시에 운용해 러시아 본토의 전략자산을 타격한 작전이었다. 드론 자체보다 전구·전략 수준의 표적 설계와 사전 준비, 통합 운용이라는 고도의 전문성과 전략적 기획이 성패를 좌우했다. 육군의 드론봇 전투단은 또 어떤가. 창설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정찰과 타격, 실험·시범 운용 단계에 머물러 있다. 뭔가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무인체계 주력 부대가 완전성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론사를 폐지하면 전략급 드론 작전을 장기적으로 기획·준비·숙성할 상설 기능, 무인전력 운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실패 경험을 분석·환류하는 학습 체계, 미래 드론 전투 발전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전문 역량이 동시에 약화되거나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설령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더라도 이러한 기능까지 함께 소멸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논의의 초점은 폐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이 기능을 유지·강화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드론사를 현행대로 보강하는 방안, 드론전투발전사령부나 합동 드론운영센터로 개편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이 검토될 수 있다. 부대의 창설과 해체는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어떤 군사안보적 철학을 가지고 미래전에 대비하고 있는지를 대내외에 명확히 보여주는 메시지다. 이 선택은 성급해서는 안 되며 충분한 시간과 여건, 그리고 명확한 역할 설계 위에서 내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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