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20선]<19>바다로 간 플라스틱

동아일보 입력 2010-09-09 03:00수정 2010-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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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플라스틱/홍선욱 심원준 지음/지성사

바닷속 쓰레기는 돈먹는 하마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의 재질로 시대를 구분할 때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나누어 왔다. 철기시대라는 현대를 사는 우리는 실상 철기와는 전혀 다른 물질을 주로 사용하며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연에는 없는 합성물질 ‘플라스틱’으로 채워져 있는 환경 속에 사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는 ‘플라스틱시대’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이 확 트인다. 그런데 그 바닷속에 엄청난 쓰레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들은 바다쓰레기 하나하나가 어떤 경로를 통해 왔는지 파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을 오염시키고 바다생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생생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다. 따라서 매립지 공간이 계속 늘어나야 하고 소각한다 해도 이때 발생하는 독성물질을 제대로 처리할 시설을 갖춰야 한다. 매립이나 소각 등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정상적인 처리 과정을 벗어나 마구 버려진 쓰레기는 하천과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든다. 저자들은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 소재라고 말한다.

바다로 떠내려간 쓰레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어린 물고기가 자라야 할 산란장을 뒤덮어 황무지로 만들어버리고 배의 추진기에 걸려 엔진을 멈추게 하는 바람에 배에 탄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어로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외래종 생물을 쓰레기에 실어와 기존 생태계의 질서를 어지럽히기도 한다. 심지어 주사기, 약병, 수혈용 피가 들어 있는 혈액백 등 의료쓰레기까지 해변에 밀려와 감염의 위험도 있다.

특히 낚싯줄 밧줄 그물 풍선줄 등은 바다에서 동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어린 바다표범의 목에 그물이 걸렸다가 바다표범의 몸집이 커지면서 서서히 목이 조여 죽은 경우도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바닷새 100만 마리, 고래 바다표범 매너티 등 보호해야 할 해양 포유동물 10만 마리가 바다쓰레기에 걸려 죽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바다쓰레기를 먹이로 잘못 알고 먹는 바람에 피해를 당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바다에서 부표로 사용하는 스티로폼은 알갱이로 부서져서 바다생물에게 먹이로 오인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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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쓰레기가 바다에 빠지고 나면 시쳇말로 ‘돈 먹는 하마’가 된다고 지적한다. 바다쓰레기를 건지려면 수심이 얕은 곳은 바닷물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물 표면에 떠 있는 것은 체로 건져 올리고 물가의 쓰레기는 직접 주워내면 된다. 그런데 수심이 깊어지면 잠수장비를 갖춘 잠수부가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하나하나 주워낼 수밖에 없다. 10명의 잠수부가 2시간 동안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비용이 1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수심이 30m 이상으로 깊어지면 잠수부가 직접 주워 올리기도 어려워 바지선과 크레인 등 중장비를 이용한다. 주로 국가가 이 사업을 하는데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00억 원의 세금을 썼다. 같은 기간 바다에 빠진 어망을 건져 올리는 데도 180억 원을 들였다. 바다 밑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에만 연간 100억 원 이상이 소비되는 것이다.

저자들은 쓰레기 수거에 사용하는 예산의 10분의 1이라도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교육하거나 쓰레기 분리시설 등을 갖추는 식이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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