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상 최대 흑자’ 수출기업들에 박수 보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 들어 11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흑자가 411억5000만 달러로 종전 최고치였던 1998년 연간 403억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12월에도 흑자 기조가 계속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30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에서도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수출기업들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계속됐던 이른바 불황형 흑자에서도 처음으로 벗어났다. 작년 11월부터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였으나 지난달 수출은 18.0% 증가로, 수입은 2.4% 증가로 돌아섰다. 올해 2월부터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한 덕분에 발생했던 불황형 흑자가 성장형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국내 5대 주력 산업인 D램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은 작년 49.6%에서 61%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45.8%에서 52.1%로, 휴대전화는 24.5%에서 30.6%로 각각 세계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와 조선도 7.3%와 34.4%로 작년보다 점유율이 늘었다. 원화 약세에 비해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 마케팅과 수출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

새해 우리 경제는 불황에서 본격 벗어나는 세계 시장을 얼마나 지혜롭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새해에는 환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 수출 신장세가 둔화되고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수출 4100억 달러와 무역흑자 2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선 다각적 수출 전략을 마련해 이번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수출처럼 민(民)과 관(官)이 함께 뛰어야 한다. 고부가가치의 상품 수출을 위해서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수출 확대에 활용할 필요도 있다.

수출이 가져다주는 경기회복 효과가 윗목까지 확산돼 일자리 확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일자리가 주는 경제적 안정과 자신감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반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을 연료 삼아 이제 겨우 민간 동력을 얻기 시작한 우리 경제가 다시 비틀거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대책 같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재정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회가 내년 예산안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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