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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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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현재 미 의회도서관에 독도 관련 자료는 어떻게 정리돼 있을까. 의회도서관 웹사이트에 들어가 ‘Tok Island’를 치면 관련 자료(online catalog)는 156개. ‘다케시마(takeshima)’의 70개보다 많다. 반면에 ‘dokdo’를 치면 24개, ‘tokdo’는 3개만 나온다.
같은 영어권인 영국의 대영도서관(the British Library)에 들어가 보면 사정은 더 나쁘다. ‘tok island’를 검색해 나오는 학술지 논문은 4개, ‘tokdo’는 1개, ‘dokdo’는 10개인 반면 ‘takeshima’는 400개에 이른다.
독일 국립도서관의 경우 tokdo 1개, dokdo 3개, takeshima는 3개가 나온다.
일본이 오로지 ‘takeshima’ 하나로 통일하는 데 비해 독도 표기는 아직도 해외 유수의 도서관에서조차 달라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자료는 막상 내용을 보면 절반 이상이 한글이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비엔나동아시아연구소’ 한병훈 부소장은 “외국어로 된 자료도 한국어 자료를 번역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서양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일본 자료들은 근현대사와 국제법 시각에서 접근해 독도가 자국의 영토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반면 한국 자료의 상당수는 “우리가 먼저 발견했고, 살았다”는 감정적 주장을 앞세운다는 것. 제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영토란 국제 역학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변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서양인들에게 이런 논리가 통할 리 없다.
개인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번역해 해외에 퍼 나르는 각종 자료도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이 적지 않아 역효과가 우려된다.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홍보할 대상은 누구일까. 영토에 관한 국제적인 흐름을 판가름할 세계의 여론 주도층, 그리고 그들에게 조언을 할 전문가 집단이 아닐까. ‘독도는 우리 땅’을 관철하려면 좀 더 전략적이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할 듯하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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