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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9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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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은 산을 끼고 있어서인지 공기가 참 맑아요. 무엇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과 정원을 거닐며 내려다보는 서울 시내의 야경은 환상적입니다.”
페르난드 슈미트 주한칠레대사를 따라 입국해 7개월째 성북동 대사관저에 살고 있는 부인 아나 에르난데스 여사(43). 그녀는 쾌적환 자연환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공간이 위치한 성북동에 매료됐다며 ‘판타스틱(환상적)’이라는 단어를 연발했다.
동양권 국가는 처음이라는 에르난데스 여사는 “처음에는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이었지만 이제는 근처 재래시장도 스스럼없이 다닐 정도로 ‘동네 주민’이 다 됐다”고 말했다.
그녀를 가장 매료시킨 것은 관저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고궁들과 인근에 산재한 화랑, 골동품점들.
“그동안 부지런히 다녔는데도 아직 못 본 것들이 많아요. 가까운 대학로도 활기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고요.”
4남2녀의 자녀를 둔 에르난데스 여사는 교육에도 무척 관심이 많지만 다행히 유흥가가 일절 없는 성북동의 교육 환경에도 만족을 표시한다.
◇한남동 슬로바키아대사 부인 엘레나 솝코바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한쪽으로는 남산을 바라보고 다른 한쪽으로는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그야말로 ‘명당’이지요.”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로 대사관저를 옮긴 피터 솝코 슬로바키아대사 부인 엘레나 솝코바 여사(46)는 성북동과 비교할 수 있는 한남동의 장점으로 교통의 편의성을 꼽았다.
“근처에 있는 대사관까지 5분밖에 안걸리고요, 시내도 차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죠.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야 하는 외교관들에게 그런 면에서 성북동보다 편리합니다.”
한강의 야경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는 솝코바 여사는 2층 집무실로 안내해 한강의 경치를 소개하기도 했다.
“해가 지면 한남대교의 불빛과 어우러지는 한강의 야경도 정말 일품이지요. 반대편으로는 남산이 있어 아늑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동네에는 스페인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 각국의 대사관이 20여개나 모여있어 자연 대사관끼리의 정보교환과 친목 모임이 활발하다. 이 날 저녁에도 터키 대사 내외의 예방이 예정돼 있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