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대]김대호/뛰는 물가…금리인상 여부 주목

  • 입력 2000년 9월 3일 19시 34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피셔’의 신봉자였다.

통화주의 경제학자였던 피셔가 창안한 ‘교환방정식’을 신앙처럼 받들었던 것.

전두환 정부 7년 동안의 경제정책은 피셔 이론에 따라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피셔의 방정식을 설파한 일화는 지금도회자된다. 고(故) 김재익(金在益)경제수석의 영향일 것이다.

피셔의 교환방정식이란 통화량과 물가 간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 주는 등식.

‘통화량(M)에 화폐유통속도(V)를 곱한 수치는 물가(P)에 거래량(T)을 곱한 것과 항상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흔히 ‘MV〓PT’로 표현되고 있다.

이 방정식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물가(P)는 통화량(M)과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 시카고 학파의 대가인 미국의 프리드먼 박사는 “인플레는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 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통화량은 바로 물가라는 지적이다.

이번주에는 이 피셔 방정식을 잘 음미해야 할 것 같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2년 6개월간 구조조정을 하면서 돈을 많이 푼데다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여기에 태풍 프라피룬마저 겹쳐 마구 오르고 있다.

7일(목) 금통위가 열린다. 피셔 이론대로라면 통화긴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설이 나돈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주가 폭락과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다. 추석용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이 와중에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이번 결정은 특히 진념(陳稔) 경제팀의 현실 인식과 경제관을 몸으로 보여주는 첫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추석용 소비재상품의 원활한 수급도 이번주의 과제.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원 가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원화의 급등 및 억제 대책, 이익치 공식 퇴임, 벤처와 코스닥 육성책, 대우 임직원 문책, 한빛은행 과다대출사건, 그리고 남북경협 등도 관심사.

김대호<경제부장>tige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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