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찬식/「체험! 인터넷 서바이벌 99」

  • 입력 1999년 7월 6일 19시 50분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진부하기 그지없는 이 속담은 놀랍게도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딱들어 맞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핵심은 이제 인터넷으로 모아지고 있다.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인터넷의 무한한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 성취와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은 어쩌면 ‘생존’과 ‘사활’의 문제다. 인터넷은 지식의 대중화와 정보의 빠른 확산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을 통하면 누구든지 첨단 지식과 최신 정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식이나 정보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미래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구슬’을 꿰어내 ‘보배’로 변화시키는 통찰력과 분석력을 지녀야 한다.

▽네티즌들의 비상한 관심속에 어제 막을 내린 ‘체험! 인터넷 서바이벌 99’는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한 뜻깊은 행사였다. 동아일보사 등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선 7명의 도전자들이 폐쇄된 방에서 인터넷에만 의존해 무려 120시간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인터넷 생존 세계 최장기록이다.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오를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음식과 생필품을 주문해 생활하고 개인에게 주어진 과제를 마무리하는 등 탁월한 정보화 능력을 과시했다. 미래의 ‘고기 잡는 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아직까지 인터넷 생활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런 생활이 보편화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인터넷은 이번 행사와는 다른 의미로 사회적 생존(서바이벌)을 위한 필수조건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때를 대비해야 한다.

홍찬식 <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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