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페북 게시물 1000건 공유되면 자수” 도발 범인, 약속지켰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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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드포드시 경찰서 공식 페이스북
사진=레드포드시 경찰서 공식 페이스북
경찰 페이스북 계정에서 “게시물이 1000번 이상 공유되면 자수하겠다”라며 경찰에게 도발했던 범인이 약속을 지켰다.

최근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시간 주 레드포드 시 경찰서는 2011년 일어났던 무단 가택 침입 및 강도 사건과 관련한 글을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용의자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며 주민들을 향한 경고와 수배 차원에서 올린 글이었다.

여기에 ‘샴페인 토리노’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당신네들, 엿이나 먹어”라며 경찰을 향한 ‘악플’을 달았다. 경찰 측은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건설적인 대화와 토론에 참여할 수 없을 시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차단할 수 없을 걸” “지금은 내 시대, 당신들은 남은 인생이나 조용히 즐기며 사세요” 등 댓글을 올리며 경찰을 조롱했다. 그러면서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도 욕설과 모욕을 했다.

‘샴페인 토리노’의 정체는 음주운전 혐의로 붙잡혔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마이클 자이델(21)이었다. 해당 게시물의 사건과 직접적 연관은 없었으나, 아직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그는 폭행 미수와 자동차를 불법으로 튜닝한 혐의로 재차 수배된 상태였다.

그는 경찰서 페이스북에 직접 비공개 메시지를 보내 “난 아무 걱정 없다. 만약 당신들이 다음에 올린 게시물이 1000 건 이상 공유를 받는다면 도넛 사 들고 직접 경찰서 찾아가겠다. 또 이 동네 공립학교들 주변 쓰레기 다 줍겠다. 약속한다. 얼마나 공유를 받는지 한 번 보자”고 도발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 ‘도전’을 받아들였다.

경찰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도전을 수락하겠습니다. ‘샴페인 토리노’ 씨가 우리 경찰 측에 도전을 해 왔습니다. 만약 이 게시물이 공유 1000건에 성공한다면 경찰에 자수하겠답니다. 공립학교 주변도 깨끗이 치우고, 도넛도 사 오겠다고 합니다. 도넛! 그가 우리에게 도넛을 약속했어요! 우리가 도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죠! 우리가 이기고 이 주변을 깨끗이 할 수 있게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이 게시물을 공유만 해 주시면 됩니다. 아주 쉽습니다”이라고 전했다. 이 게시물은 올린 지 한 시간이 채 안 돼 1000건 이상 공유됐다. 글이 올라온 지 2주 만에 4500건을 넘어섰다.

게시물이 1000건 이상 공유된 지 거의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도 마이클은 경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1일 경찰 측은 재차 마이클 자이델을 찾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이델 씨는 도넛 가게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레드포드 시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언론을 통해 “자이델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향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게 자신이 현실에서 모습을 숨기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클 자이델은 16일 정말 레드포드 시 경찰서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한 손에는 도넛과 베이글을 든 채였다. 경찰은 페이스북에 “마이클 자이델이 약속을 지켰다. 도넛뿐만 아니라 베이글까지 가져왔다”고 글을 올렸다.

경찰 측은 마이클 자이델이 집행유예 기간 중 폭행 미수와 자동차 불법 튜닝 혐의 등 추가 경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39일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언론을 통해 전했다. 벌금을 다 내지 않으면 징역형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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