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노원구의 방사성 폐아스팔트 왜 도봉구 인근서 폐기처리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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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 도봉구와 가까워… 내달 작업 앞두고 주민 갈등

서울 노원구 방사성 폐아스팔트 처리 문제를 두고 도봉구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두 자치구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폐아스팔트 분류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중랑천 건너 도봉구까지 날아들어 방사성 피해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노원구는 지난해 11월 철거해 임시 보관 중인 폐아스팔트에 대해 방사성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와 23일 계약을 마치고 3월 초부터 처리 작업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노원구청 뒤쪽 공영주차장과 인근 야외수영장에 각각 235t, 94t씩 임시 보관돼 있는 폐아스팔트는 공영주차장에 건설된 특수 가건물에서 드럼통에 밀봉 처리된다. 드럼통 1000개 정도로 예상되는 폐기물은 현재 일부 완공된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의 임시 저장소로 옮겨질 예정이다.

문제는 노원구청이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도봉구와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도봉구 아파트 주민대표들과 대형마트 측은 노원구와 처리업체의 계약이 체결되기 직전인 23일 오전 노원구의회를 항의 방문해 계약 유보를 요구했다. 이들은 “도봉구 주민과의 협의는 전혀 없었다”며 “노원구가 처리 장소를 결정하지 못해 이곳저곳으로 폐아스팔트를 돌리다 우리만 폭탄을 맞은 격”이라며 분노했다. 노원구는 지난달 1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권고대로 공릉동의 한전연수원에서 처리작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공릉동 주민과 한전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불똥은 양쪽 구청장에게도 튀었다. 주민대표들은 “월계동에서 뜯어낸 아스팔트가 어떻게 (직선거리로 2.4km 떨어진) 노원구청까지 왔느냐. 주민 모르게 구청장들끼리 합의가 이루어진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두 구청장이 21일부터 27일까지 해외 사회적 기업 시찰차 유럽 출장을 떠난 것에 대해서도 “중요한 현안이 있는데 구청장들이 외유성 출장이나 즐기고 있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노원구는 도봉구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이미 원자력안전위에서도 안전하다고 결론 내린 사항이라 번복하기 힘들다”며 “작업장과 가까운 노원구 주민들도 동의했는데 강 건너 도봉구민들이 왜 문제를 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다.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 관계자는 “폐아스팔트의 방사선 수치가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고 안전한 작업공간까지 확보해서 더 이상의 위험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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