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있다. 2025.12.30. 뉴시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0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연석 청문회에서도 동문서답으로 대응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석 청문회에서 ‘쿠팡 내부에서 유출 혐의자에게 접촉해 그 사람의 진술을 받고 조사하라고 지시한 분이 누구이냐, 본인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물음에 “정부 기관이 저희에게 지시를 줘서 지시를 따랐다”고 동문서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본인이 지시를 했느냐’, ‘누가 회사에서 그걸 부하직원에게 시켰냐는 말’ 등 거듭된 질문에도 쿠팡 내부에서 누가 부하직원에게 지시했는지 답하지 않은 채 “정부 기관이 저희에게 그런 뜻으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로저스 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쿠팡에 지시했다는 걸) 왜 한국 국민에게 알리려 하지 않느냐”, “왜 정보를 한국 국민에게 감추고 계시느냐”며 고성을 냈다.
그러자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엉뚱한 답변을 한다”며 “지금 김 의원이 물으시는 건 정부의 지시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고, 쿠팡 내부에서 누가 이 업무를 담당했느냐를 물었는데 왜 엉뚱한 얘기를 하시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로저스 대표는 “정부 기구가 지시를 했다”며 “저희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있다. 2025.12.30. 뉴시스최 위원장은 “이게 쿠팡의 전략”이라며 로저스 대표의 답변을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지금 ‘한국 정부가 쿠팡에 협조 요청을 했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다”라며 “쿠팡 내부에서 범인과 접촉하고 실행한 사람을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로저스 대표가 “한국 정부가 결정을 내렸다”며 “내부의 결정은 없었다”고 하자 김 의원은 “뒤에 있는 한국 우리 직원분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걸 법무 담당 부사장은 “정부 기관에서 저희 직원에게 지시를, 연락을 해서 저희가 진행했다”며 “직원의 이름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그 직원이 누구한테 보고를 했느냐’는 물음엔 “관련된 분들 일부에게만 공유해 달라고 정부 기관이 얘기를 했다”며 “정부 기관에서는 내부에도 널리 알리지 말고 다른 정부 기관에도 절대 알리지 말아달라고 저희에게 당부했다”고 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있다. 2025.12.30. 뉴시스이 외에도 로저스 대표는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이 사태에서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는 민주당 정일영 의원의 물음에 “저는 쿠팡의 한국 대표로서 이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이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그것을 묻는 것’이라는 정 의원의 거듭된 물음에도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알겠다”며 “계속 동문서답한다”고 비판했다.
로저스 대표는 17일 청문회에서도 13시간 넘게 동문서답으로 대응했다.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이 출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공식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의에 “Happy to be here(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라고 답하거나 “한국어를 모른다”고 말하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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