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초등 저학년 수학지도 핵심은? 사과·네모 그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삼성출판사 ‘따라하면… 저절로 100’ 시리즈 유선영 저자
“그림 활용한 수학공부, ‘도형의 넓이’ ‘그래프’ 개념 익히는데 도움”

㈜삼성출판사가 출간한 수학교재 ‘따라하면… 저절로 100’ 시리즈의 저자 유선영 씨는 “그림을 활용해 수학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면 서술형 문항에 쉽게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삼성출판사가 출간한 수학교재 ‘따라하면… 저절로 100’ 시리즈의 저자 유선영 씨는 “그림을 활용해 수학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면 서술형 문항에 쉽게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아들이 초등 3학년이 되더니 수학 학습지를 푸는 걸 점차 게을리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었더니 수학이 지루하고 어렵다고 하네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한 개념과 공식이 나올 텐데….

벌써부터 수학에 흥미를 잃은 것 같아 걱정이에요.”(어머니 권모 씨·서울 양천구)》
초등 3, 4학년 학부모는 개학을 앞두고 자녀의 수학공부가 걱정이다. 구구단, 나눗셈, 분수 등 사칙연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자녀가 수학에 흥미를 잃고 공부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 중고교에 가면 더욱 어려운 내용이 나올 게 뻔한데, 벌써부터 자녀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초등 저학년 자녀가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느끼게끔 지도할 수는 없을까?

㈜삼성출판사가 출간한 유아 및 초등생 대상 수학교재 ‘따라하면… 저절로 100’ 시리즈의 저자 유선영 씨에게 ‘초등자녀 수학 지도법’에 대해 들었다. 그는 20년간 초등 수학교재 개발에 몸담았던 수학지도법 전문가. 초등 6학년 딸과 중학 2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유 씨가 자녀를 직접 지도하며 체득한 ‘흥미와 실력을 동시에 길러주는 유아·초등자녀 수학지도법’을 알아보자.

○ 유아는 사과 그림, 초등 저학년은 네모 활용

초등 저학년 자녀가 수학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유 씨는 “문제풀이 위주의 반복학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초등 1, 2학년 때 덧셈 뺄셈 같은 사칙연산이 등장하면 대부분 학부모는 자녀에게 가급적 많은 문제를 풀도록 강요한다. 반복학습을 통해 기본개념을 확실히 익힌다고 생각하기 때문.

유 씨는 “기계적으로 계산을 반복하면 당장에는 수학실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나중에 사칙연산과 연관된 상위개념이 등장했을 때 기본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탓에 큰 난관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덧셈 뺄셈 등 각각의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주력하자. 유 씨는 저서인 ‘따라하면 덧셈뺄셈이 저절로 100’에서 두 자리 수 이상의 사칙연산에 등장하는 ‘받아 올림’ ‘받아 내림’ 같은 개념을 수식이 아닌 그림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사과 15개가 있는데 누군가 사과 7개를 빼앗아 가면 몇 개의 사과가 남을까”라는 물음에 사과 5개를 지운 뒤 남은 10개 중 2개를 지우는 순서로 설명하면 자연스레 ‘받아 내림’이란 개념을 익히는 것.

예로 드는 그림의 종류도 자녀의 나이에 따라 다르게 선택한다. 유아는 ‘사과’ ‘초콜릿’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 좋다. 초등 1, 2학년은 ‘네모’ ‘나무상자’ 그림을 활용하면 좋다. 초등 4학년에 올라가 ‘사각형의 넓이와 부피’를 공부할 때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구구단 암기 전 묶음으로 곱셈개념 익히기

적잖은 초등생들이 구구단을 배우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을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한다. 계산 결과 ‘72’ ‘81’처럼 큰 수가 등장하는 데다가 2단부터 9단까지 무려 72개의 수식을 통째로 암기해야 하기 때문.

유 씨는 “구구단을 무조건 암기하기 전에 구구단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구구단의 원리를 생각하면 수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구구단을 가르치기 전 ‘묶음’ 개념을 설명한다. ‘머리핀이 1묶음에 2개씩, 3묶음이 있으면 머리핀의 총 개수는 6개’(2×3=6)처럼 자연스레 구구단의 상위개념인 곱셈을 익히는 것.

이후 ‘연상법’을 활용해 구구단의 원리를 파악한다. ‘따라하면 구구단이 저절로 100’의 내용을 예로 들면, 구구단 중 2단을 설명하면서 ‘쌍봉낙타’(혹이 2개인 낙타)가 등장한다. 쌍봉낙타가 한 마리씩 늘어날 때마다 낙타의 혹은 몇 개가 되는지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숫자가 2씩 커지는 원리를 익히게끔 유도하는 것.

○ ‘그림→말→글’ 3단계로 서술형문항 적응하기

최근에는 수학적 원리와 풀이과정을 글로 설명하는 ‘문장제 문항’과 ‘서술형 문항’이 늘어나는 추세. 유 씨는 “그림을 활용해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면 이러한 문제유형에 쉽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농장에 오리 5마리가 있다. 오리의 다리는 모두 몇 개인가?’란 문제가 주어졌다고 가정하자. 자녀에게 우선 오리를 그리게 한 뒤 다리의 개수를 세어보게끔 지도한다. 다음에는 “오리 한 마리는 다리가 두 개이니까 다섯 마리이면 다리가 모두 열 개”처럼 말로 설명해보라고 한 뒤 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연습을 한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수직선’을 활용한다. ‘은주는 9살이고, 아버지 나이는 은주의 4배일 때 은주 아버지 나이는 몇 살일까?’란 문제를 푼다고 가정하자. 수직선을 그린 뒤 눈금을 표시한다. 이후 눈금을 9칸씩 4번 그려봄으로써 정답을 구하는 것.

상하좌우로 수직선을 그리고 좌우는 은주의 나이, 상하는 아버지의 나이라고 정해놓은 다음, 은주가 1세일 때부터 차근차근 수직선에 표시해두는 방법도 좋다. 이는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그래프’ 개념을 익힐 때 큰 도움이 된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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