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특집]“그대와 나 단둘이, 낙원의 이 순간 영원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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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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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문의 유래 아세요?

《모두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까. 가장 재미없는 여행은 수학여행, 최고로 즐거운 여행은 허니문이라는. 허니문에 관한 최고(最古)기록은 성서다. 구약에 이런 내용이 있다. ‘남자가 결혼식을 올리면 1년간 전쟁에 소집되지 않고 어떤 공적의무도 부과하지 않는다. 그 모든 혜택은 부인을 즐겁게 하고 새 가정을 위한 것이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허니문은 ‘결혼기념여행’이 됐다. 결혼특혜가 여행 형태로 등장한 것은 19세기 영국에서다. 당시 여행은 산업혁명의 산물이었다. 노동에서 해방된 자본가 계급이 여가 즐기기 차원에서 찾아낸 것이어서다. 하지만 기원은 인도다. 결혼식에 오지 못한 친척집으로 신혼부부가 찾아가던 인도상류층의 풍습이 그것. 영국의 신혼여행은 빠르게 유럽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인기 여행지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프렌치 리비에라(니스 칸 모나코 등 프랑스남부 지중해안)와 로마 베로나 베니스였다.

신혼여행을 ‘꿀’과 ‘달’로 조어(Honey+Moon)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웹스터 사전만이 ‘결혼식 올린 첫 달이 일생 중 가장 달콤한 시기여서’라고 적을 뿐. 그 허니문이 요즘 한국에서는 호사여행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내 돈 들이지 않고 떠나는 마지막 여행’이어서다.

일생 단 한 번-간혹 누군가에게는 그 이상도 허용되지만-떠나는 허니문. 그 귀한 여행에 ‘섬 하나 리조트’(섬에 유일한 리조트)는 흠잡을 데 없는 탁월한 선택. 몰디브와 호주, 필리핀의 그곳으로 안내한다.》

꿀보다 달콤한 허니문, 바로 이곳으로

○ 섬 안의 섬, 몰디브 클럽메드 카니 리조트

정확히는 섬이 아니다. ‘아톨’(Atoll)이라고 불리는 환초(環礁)다. 환초란 원형으로 동그랗게 자란 산호, 거기 갇혀 생긴 라군(호수처럼 잔잔한 얕은 물)에 둘러싸인 섬모양의 지형을 말한다. 몰디브의 클럽메드는 적도 아래 인도양의 ‘카니피놀루’라는 자그마한 환초에 깃들었다.

그 아톨에서도 허니문 객실은 라군 수면 위의 오버워터 코티지다. 문 열고 테라스에 나오면 곧바로 산호수중이 발밑에 펼쳐지는 로맨틱한 객실. ‘섬 안의 섬’이다. 한밤중 테라스에 앉아 인도양 수평선 너머로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자. 그 달이 꿀처럼 감미롭게 다가오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올봄 허니문시즌(4월 25일∼5월 31일)엔 대한항공이 인천∼말레(몰디브) 직항 전세기를 운항한다. 스톱오버나 트랜싯(비행기를 갈아타느라 하룻밤 묵거나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 없이 8시간 만에 간다. 그러니 몰디브로 허니문 가려거들랑 결혼날짜를 항공스케줄에 맞추자. 클럽메드 코리아(www.clubmed.co.kr)는 조기예약(출발 60일 전) 시 4박 커플에게는 이중 1박을 무료로 제공한다. 3박 시에는 커플당 30만 원 할인하는데 올 10월 말까지 출발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문의 02-3452-0123

○ 사구(Dune)섬 황금모래 비치에서 야생 돌고래와 함께 지내는 호주 탕갈루마 리조트


저녁마다 야생 돌고래가 사람을 찾아오는 섬이 있다. 호주 퀸즐랜드 주 브리즈번 앞바다의 모어톤 섬이다. 탕갈루마는 그 섬에 하나뿐인 리조트다. 야생 돌고래가 찾는 곳은 리조트의 선착장 해변. 매일 저녁마다 사람과 야생 돌고래의 조우가 이뤄지는데 소독한 손으로 생선 한 마리를 집어 바지 걷고 들어간 얕은 물속에 담그면 돌고래 한 마리가 살그머니 다가와 입으로 생선을 물어간다.

탕갈루마 리조트에 야생 돌고래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8년 전. 리조트 역사 50년인 만큼 돌고래 찾아 리조트를 지은 게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

모어톤 섬은 바람에 실려 온 고운 모래로 뒤덮인 사구 섬. 그런 섬으로는 세상에서 세 번째로 크다. 그래서 사막 모래언덕에서는 썰매와 보드도 타고 모래밭을 걷는 사구사파리를 즐긴다. 긴 비치도 온통 황금모래밭. 바다엔 물고기 집이 된 침몰선이 여섯 척이나 있어 스노크링 중에 볼 것이 아주 많다. 양생돌고래 먹이주기 체험은 지구상에서 여기뿐이다.

이곳은 호주스타일의 리조트고 고객도 거의 호주인이다. 그래서 객실도 널찍하다. 허니문용 객실은 별도로 있다. 30여 가지 액티비티가 무료고 고래와 듀공 관찰 크루즈도 운영 중. 낙조감상 후 해변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호주스타일 스테이크 디너도 적극 권한다. 대한항공 인천∼브리즈번 직항편을 이용하면 편하다. 브리즈번∼모어톤 섬 페리는 75분 소요. www.tangalooma.co.kr

○ 실낙원(失樂園)의 섬 팔라완에서 즐기는 섬하나 리조트 허니문

필리핀의 7700여개 섬 가운데 1780개나 거느린 팔라완. 그곳은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섬 하나 리조트’가 유난히 많은 곳이다. 대부분 팔라완 본 섬 북쪽의 남중국해와 남쪽의 술루 해에 고루 퍼져 있는데 하나 같이 모두 ‘잃어버린 낙원’처럼 아름답다.

그중 허니문에 가장 고전적인 스테디셀러 급은 미니록과 라겐, 두 섬의 리조트. 두 섬은 가깝기는 해도(5km) 분위기는 정반대다. 미니록은 트로피컬 샬레(초가지붕의 전통건축)가 반달형 해변을 내려다보며 숲가 둔덕에 자리 잡은 소박한 모습이다. 좀더 작고 자연적이며 지역 문화적이어서 호젓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커플이 주로 찾는다.

반면 라겐은 좀더 크고 현대적이다. 해변에 야외풀이 있고 그 풀을 중심으로 오버워터 코티지가 해변을 감싼 현대적 리조트 스타일이다. 스노크링을 풀 앞 해변의 물속에서 할 수 있을 만큼 물고기도 많다.

이 두 섬 리조트의 매력이라면 근처의 무인도를 활용한 다양한 휴식이다. 무인도 해변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먹으며 온종일 단둘이 지낼 수도 있다. 태곳적 침묵이 흐르는 무인도 섬 안의 라군에서 하는 카약투어는 미니록과 라겐 휴양의 최고 선물이다.

팔라완 북단의 클럽 파라다이스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액티브한 허니문 커플에게 권한다. 둘레 700m의 작은 섬 다마키야에는 트로피컬 샬레 스타일 코티지(객실)가 딱 60실뿐. 3m만 걸어 들어가도 수심이 10m를 훌쩍 넘길 만큼 수중지형이 스쿠버다이빙 즐기기에 좋다. www.clubparadiseresort.com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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