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스포츠]‘제리 맥과이어’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39분


스포츠 에이전트. 아주 근사한 느낌의 단어다. 물론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단어가 주는 환상부터 깨야한다고 하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 단어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이 직업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온 첫 경우라면 박찬호의 아메리칸 드림을 성사시킨 에이전트 스티브 김일 것 같다. 고액 연봉에 명예까지 거머쥔 오늘의 박찬호를 위하여 그가 묵묵히 수행해온 지난 날의 뒷바라지는 하나의 교훈담으로 남아있다.

스포츠 에이전트의 활성화는 곧 그 나라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특히 선수들 입장에서는 오로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이전보다 훨씬 나은 경제적, 법률적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영화배우로서는 드물게 지난 몇 해 동안 헐리우드를 움직이는 유명 인사 순위에서 항상 상위에 꼽혀온 톰 크루즈의 영화 ‘제리 맥과이어’는 바로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물론 줄거리나 그 메시지에 있어 영화는 대단히 헐리우드적이다. 선한 사람의 따뜻한 이야기다. 뛰어난 능력과 외모, 거기에 더하여 음모와 배신이 판치는 에이전트의 세계에서 드물게도 인간의 심성을 한 제리 맥과이어가 결국 모든 것을 얻게 된다는 신데렐라식 드라마다. 하지만 거북하지 않다. 연기, 연출, 편집이 마치 잘 맞아돌아가는 톱니처럼 자연스럽다.

막강한 잠재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 스포츠 산업. 그 한 축을 당당히 맡게 될 스포츠 에이전트 세계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꼭 한번은 봐둬야 할 영화일 듯하다.

정윤수(스포츠문화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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