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집중진단/지자체 문화행사 붐]전문가 이렇게 본다

  • 입력 1999년 8월 9일 19시 21분


요즘 들어 어떻게 하면 축제를 성공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을 점점 더 자주 받게 된다. 그만큼 축제도 많아졌을 뿐 아니라 의욕적으로 출발한 많은 축제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일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축제들은 대부분 공통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출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첫번째 문제는 조직구성에 관한 것으로서 ‘논의구조’와 ‘실행구조’의 개념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다. 축제를 논의하는 구조가 간결하고 명료하게 드러나 있지 않고 2중 3중으로 짜여진다면 관계자들이 대립하기 쉽고, 그만큼 시간과 예산의 낭비가 심해진다. 논의구조가 후원자 자문단 명예직 등으로 명확하게 구분돼야 함은 물론, 구성원의 숫자도 모든 사안의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범위로 축소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면 실행구조를 짤 때는 업무 분담, 외부인력의 효율적 사용, 논의구조와의 연결 등을 고려해야 한다.

두번째 문제는 초기작업의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축제의 주제와 방향정립, 프로그램의 기획, 조직 구성 등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분야다. 음악축제라 해도 음악가에게만 일을 맡겨 두어서는 안된다.

세번째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의 결핍이다. 축제는 아기 키우듯 차근차근 키워 나가야 해당 지역주민이나 관계자들에게 즐거움과 긍지, 그리고 성취감을 심어줄 수 있다.

축제는 지나친 상업주의, 집단이기주의, 지역적 배타성 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코 크게 성장할 수 없다.

강 준 혁(공연기획가·스튜디오 메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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