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지하철 100배 즐기기<14>월평역

  • 입력 2007년 9월 28일 0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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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삽교… 대태영… 등화로 그곳에 가면 뭔가가 있다

《유성에서 바라볼 때 ‘달이 떠 있는 평평하고 너른 들(월평·月坪)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월평동. 월평역 주변은 북쪽은 아파트촌, 동남쪽은 상가로 확연하게 구분돼 있다. 이 중 계룡건설 사옥 주변은 불과 3, 4년 전만 해도 다양한 식당과 호프집, 카페, PC방과 포장마차, 캐주얼 의류매장 등으로 불야성을 이뤘으나 지금은 다소 한가한 모습이다. 상권의 흥망성쇠가 세월의 무상함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쇠곱창의 삽교곱창, 돼지막창의 태영막창, 왕숯불등갈비의 화로야는 아직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맛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소삽교, 대(돼)태영, 등화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이들 맛집을 중심으로 번영회는 ‘재부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격-맛-서비스 3박자 척척=서부농협 뒤 화로야(042-484-1192)에 가면 ‘뭔가가 있다’는 말은 대전지역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널리 퍼진 말. 26일 그곳에서 발견한 ‘뭔가’는 바로 김학중(36)·민미홍(49·여) 사장의 서비스다.

등갈비 20cm짜리 5대에 8000원, 갈매기살 150g에 7000원이지만 샐러드, 김치찌개, 계란찜, 양파초절임, 나물 등 5가지 밑반찬이 나온다. 갈매기살 등은 김 사장이 아침마다 직접 구해 오며 3일간 양념에 재워 숙성시킨 뒤 석쇠에 올려 참숯으로 굽는다.

무엇보다 이 집의 자랑은 김·민 두 사장의 서비스. 인터넷 맛동호회(cafe.daum.net/matmut)에 칭찬 댓글이 100여 건이나 오를 정도.

단골이라고 밝힌 원수진(37·여·학원강사) 씨는 “두 사람의 서비스는 몸에 밴 ‘조건 없는’ 미소”라며 “가격, 맛, 서비스 3박자가 자연스럽게 나를 이끈다”고 말했다.

▽‘곱은 곱이요, 창은 창이다’=곱창은 소의 작은창자다. 흔히 ‘곱은 창자’라 해서 곱창이라고도 하지만 사실상 곱과 창으로 나뉜다. 창은 창자 표피이며 곱은 창자 안에 있는 부드러운 물질로 초식동물에 많다. 황소의 창자는 지방이 적고 굵으며 육질이 부드러워 암소보다 값이 훨씬 비싸다.

삽교곱창(042-483-7931)은 한우 황소의 내장만을 사용한다. 충남 예산군 삽교면이 고향인 여사장 박관순(50) 씨는 “맛의 70∼80%는 재료가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삽교면 곱창집인 ‘신창집’과 인연이 있는 그는 19세 때부터 곱창 손질 기술을 배워 지금에 이르렀다.

모둠구이(2인분 3만 원)는 곱창과 막창, 대창, 양, 염통이 한꺼번에 나오는데 양은 부드러울 때 먹어야 제 맛이므로 가장 먼저 먹고, 그 다음 곱창, 대창, 막창 순으로 각기 다른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지하철 1번 출구 쪽엔 만석군, 김가네오리집, 참숯구이오리집, 이천쌀밥집, 돈돈촌이 있고 2번 출구(계룡건설∼대전일보 골목) 쪽엔 생막창으로 정평이 나 있는 ‘대태영’의 태영막창, 월평주먹구이, 에이스돈, 불돈생돈, 대구막창 등이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울고 웃는 사람들=금, 토, 일요일 오후 6시만 되면 월평역에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 계룡건설 사옥 옆에 화상경마장이 있기 때문. 2, 3년 전만 해도 하루 평균 1200여 명이 다녀갔으나 지금은 600∼700여 명이 이용한다. 이들은 폐장 시간인 오후 6시까지 매번 눈물과 웃음 속에 자신들의 운을 시험한다.

3번 출구의 은평공원은 ‘웰빙공원’이다. 우레탄 조깅트랙은 물론 전천후 게이트볼장, 테니스코트, 정자, 황톳길 등이 마련돼 있다. 인근 전원아파트와 진달래, 하나로, 주공아파트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지하철을 이용한 하루나들이 코스로도 훌륭하다. 공원에서 길 하나 사이로는 갑천이 흐른다.

주공아파트 안에 있는 월평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수지침, 풍물, 요가, 고전무용, 동화구연, 한문, 점핑클레이 등 다양한 강습이 저렴하게 운영된다. 042-484-6181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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