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NGO회원]대명여고 30대 모임 박중록교사

  • 입력 2000년 12월 26일 20시 41분


박중록 선생님을 만난 때는 지난 9월 강화도에서 열린 제2회 갯벌 지도자 워크숍에서였다. 이곳에서 만난 선생님은 여고 교사라기보다는 강화도 갯벌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시골의 젊은 아저씨 같은 인상이었다. 그가 교사라는 사실은 ‘참교육’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모자에서 약간 풍겨나올 뿐이었다.

박중록 선생님은 대명여고 30대 모임을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95년 아직 전교조 활동이 합법화되기 전, 뜻을 같이하는 30대 교사 7∼8명이 모여 학생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바람직한 교육방법에 대한 토론과 공부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끈끈한 정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대명여고 30대 모임이다.

물론 세월이 지난 지금은 박 선생님을 비롯해 이미 30대를 넘어선 사람들도 몇몇 있다. 정이 흘러 넘치는 박선생님의 얼굴생김만큼이나 대명여고 30대 모임 또한 인간적인 정을 바탕으로 올바른 교육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고민하며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 성격탓에 전교조가 합법화된 요즘은 다른 동료교사들과 거리감이 생길까봐 5년째 정으로 뭉쳐오며 활동하고 있는 대명여고 30대 모임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까지 하다.

그는 30대 모임의 자랑거리를 묻는 질문에 소박한 웃음과 함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에 바탕을 둔 기본이 충실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대답했다.

30대 모임이 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은 것은 ‘환경을 생각하는 부산 교사모임’을 통해서다.

이 모임의 선생님들이 95년초 녹색연합 사무실을 방문하여 환경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이후 장원 사무총장의 강의를 듣는 과정에서 녹색연합의 친절함과 헌신성에 감동받아 30대모임의 구성원들과 상의하여 이 모임의 이름으로 녹색연합 회원가입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박 선생님은 ‘환경을 생각하는 부산 교사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자신은 극구 심부름꾼이라고 자처하지만 말이다. 박 선생님은 교사모임을 이끌면서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생태기행을 실시하고 있고, 자연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등 지역에서의 환경운동에도 열심이다.

그가 갯벌지도자 워크숍에 참가한 것도 따지고보면 이같은 활동을 위한 자기수양의 과정이기도 하고 낙동강 하구의 갯벌과 조류를 지키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기에 워크숍 내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고 얻은 것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역을 지키는 방법에 대한 경험공유가 부족하고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 때문에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며 예리한 비판까지 해 주었다.

그만큼 박선생님에게는 낙동강 하구를 지키는데 필요한 타지역의 사례연구가 절실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보여주는 반응을 보면 가슴이 미어온다’고 한다. 이유는 아이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연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면 자연에 뿌리를 둔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박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몫이라고….

끝으로 녹색연합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녹색연합은 순수한 이미지가 좋아요, 자연과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모임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죠, 그러나 조직이 커가면서 조금씩 관료화되어가는 느낌을 조금씩 받게 됩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녹색으로 가득한 단체로 남았으면 합니다.” 라며 예의 그 넉넉하고 소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녹색연합 (http://www.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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