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5인의 애널리스트가 말하는 ‘이 업종 이 종목’

  • 입력 2002년 4월 10일 17시 42분


【종합주가지수가 900을 넘어섰다. 지수는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당분간 지수 움직임이나 시장의 전체적인 상황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따라서 차트나 재료 등 특정 종목의 일시적인 수급에 집착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어떤 회사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실적 좋은 기업의 주가는 결국 오른다’는 정석 투자의 자세가 필요한 시기. 좋은 종목을 고른다는 것은 단순히 유명하고 큰 회사를 고르는 것과는 다르다. 업종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그 속에서 기업이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5명의 기업분석 애널리스트가 설명하는 각 업종의 전망과 추천 종목을 소개한다.】

▽반도체(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2·4분기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은 이미 오래 전에 예상됐던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신학기 시작과 함께 컴퓨터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3·4분기부터 D램 가격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 점차 활황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삼성전자 인피니온 마이크론 등 대형 3사가 D램 시장을 주도하며 3강 체제가 확립됐다. 시장이 주도 기업 위주로 안정화할수록 불확실성은 제거되기 마련이다. 과거처럼 D램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도 없겠지만 급락할 가능성도 거의 사라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반도체 업황 안정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가 투자 유망 종목. 아남반도체는 올해에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공장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하다.

▼1인통신비 지출 계속 증가▼

▽통신(한화증권 진영완 애널리스트)〓올해 통신 업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초고속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두 축인데 두 분야 모두 신규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고 있다.

가입자 숫자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가입자 1인당 통신비 지출액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가입자의 질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한국의 우수한 통신망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될 것이 예상된다. 이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통신업체의 실력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LG텔레콤은 정부의 비대칭 규제(통신업체 중 후발주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침)의 최대 수혜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KT는 실적 대비 저평가주이며 데이콤은 올해 당기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망하다.

▼백화점-홈쇼핑 수혜주▼

▽유통(동부증권 김호연 애널리스트)〓경기가 좋아지고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업종이 소매 유통이다.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소득은 저축보다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 업계가 이런 소득 증가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점은 경기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할인점은 지난해 소매 경기가 안 좋았을 때에도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지만 올해처럼 경기가 좋아져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업체가 5개로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홈쇼핑도 업황이 유망하다. 재래식 유통시장의 수요 중 상당 부분이 홈쇼핑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유통업체의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 단점이다. 적정 주가를 넘어선 기업이 많다. 현대홈쇼핑을 자회사로 출범시킨 현대백화점과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LG홈쇼핑이 유망하다.

▼2년간 연간 18% 성장 예상▼

▽엔터테인먼트(삼성증권 강성빈 애널리스트)〓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은 국민들의 여가와 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주 5일제 근무가 도입될 경우 여가 시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 예상되고 소득도 증가 추세여서 전체적인 업황은 유망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앞으로 2년 동안 매년 평균 18%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아직 한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제대로 실력을 갖춘 회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국 시장이 워낙 좁아 외국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또 해외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맞서기 위해 인수 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회사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

실제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엔씨소프트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정도다. 엔씨소프트가 투자하기에 가장 유망한 종목이다.

▼전문의약품 비중 확대▼

▽제약(동양종합금융 김치호 애널리스트)〓지난해에는 의약분업 이후 전반적으로 전문의약품 비중이 확대되고 병의원의 급성장에 따른 의약품 소요 확대로 제약업체들이 최대의 실적을 나타냈다. 수익성과 재무구조도 급격히 개선되는 상황. 지난해 유한양행 동아제약 등 상위 5개사의 매출은 2000년에 비해 약 20% 상승했다.

올해에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신약 공세가 예상되고 정부도 보험재정 적자 축소를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어서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문 의약품 비중이 높고 강한 영업력과 제품력을 갖고 있는 상위 제약사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다.

신약 개발 능력이 있는 동아제약과 바이오 의약품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웅제약이 유망하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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