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브랜딩 가이드] 브랜드 컨셉이 없으면 고객은 가격부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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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스타트업과 소규모 조직일수록 브랜딩이 절실합니다. 기업 이미지를 정립하고 고객 접점을 늘려 실질적인 성과 향상에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창업자는 제한된 자원을 이유로 브랜딩을 뒷전으로 미룹니다. 이에 IT동아는 장종화 타이디비(Tidy-B) 대표와 함께 스타트업이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브랜딩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스타트업 브랜딩 가이드를 통해 효과적인 브랜딩을 구축하길 기대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낮은 가격순’ 버튼을 눌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찾기 위함이 아니다. 각 상품의 차별점을 알기 어려워 가격을 기준으로 적절한 제품을 찾기 위한 행동이다.

하지만 고객이 ‘낮은 가격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브랜드는 ‘비교 대상’이 아닌 그저 ‘가격표’로 전락한다. 브랜드 컨셉이 없다면 ‘얼마예요?’로 대화가 끝나고, 할인, 쿠폰, 이벤트만 남는다. 이번 기고에서는 브랜드 컨셉이 왜 가격 경쟁을 막는 장치인지, 그리고 30분 안에 브랜드 컨셉을 설정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브랜드 컨셉이 없으면 고객은 가격부터 따진다 / 출처=요비
브랜드 컨셉이 없으면 고객은 가격부터 따진다 / 출처=요비

고객이 가격부터 보는 것은 브랜드 컨셉이 없기 때문이다

사업을 운영해 본 사람이라면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가요?” “그래서, 얼마예요?”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처음에는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격을 내린다. 하지만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왜 이렇게 싸요?” “괜찮은 거 맞아요?” 가격을 내렸는데도 고객의 신뢰도는 그대로다. 오히려 의심이 따라붙는다.

여기서 핵심은 가격 자체가 아니라, 비교할 기준이 가격밖에 없다는 점이다. 컨셉 없는 브랜드는 의도하지 않아도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고객이 가격부터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결정을 빨리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구글 소비자인사이트팀은 구매 여정에서 소비자가 탐색(exploration)과 평가(evaluation)를 반복하는 구간을 ‘복잡한 중간지대(messy middle)’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복잡함을 줄이기 위해 인지적 지름길(편향)을 택한다. 짧고 핵심적인 설명이 있으면 결정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여기서 ‘짧고 핵심적인 설명’이 바로 브랜드 컨셉이다. 브랜드 컨셉이 없으면 고객은 비교를 단순화할 도구를 찾는다. 대표적인 것이 가격이다. 숫자는 단순하고, 누구나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설명이 부족하면, 차이가 안 보이면, 실패가 두려우면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브랜드 컨셉은 고객 머릿속의 자리다 / 출처=요비
브랜드 컨셉은 고객 머릿속의 자리다 / 출처=요비

브랜드 컨셉은 ‘멋진 단어’가 아니라 ‘고객 머릿속의 자리’다

브랜드 컨셉은 거창한 세계관이 아니다. 고객이 브랜드를 어떤 기준으로 기억하고 비교할지 정의하는 ‘한 문장’이다. 브랜드 컨셉을 프리미엄, 감성, 정직 같은 단어로 정의하는 기업이 있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 컨셉은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경쟁사도 말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셉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멋진 단어가 아니라 고객의 상황을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브랜드 컨셉은 고객이 자사 상품의 ‘가격 외 가치’를 볼 수 있도록 한다. 딜로이트 코리아는 2025년 ‘소비자의 가격 대비 효용 분석’에서 가격이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만 소비자가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의 최대 40%는 가격 외 요소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브랜드 컨셉은 고객이 가격 말고도 그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만드는 장치다.

브랜드 컨셉의 부재는 운영 비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 가격 비교에서 이기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이는 마진 감소로 이어진다. 작은 브랜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둘째, 광고 및 콘텐츠 효율이 떨어진다. 브랜드 컨셉이 없으면 메시지가 자주 바뀐다. 아무리 광고해도 고객은 여전히 ‘뭐 하는 곳이죠?’라고 되묻는다. 셋째 신뢰를 쌓기 어렵다. 브랜드 컨셉은 약속의 형태로 반복되는데, 약속이 없으면 후기와 추천이 흩어진다. 고객의 신뢰 역시 쌓이지 않는다.

상대적 독특성이 높을수록 소비자의 지불 의향도 커진다 / 출처=요비
상대적 독특성이 높을수록 소비자의 지불 의향도 커진다 / 출처=요비

차별화는 ‘감각’이 아니라 ‘가격 민감도를 낮추는 장치’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칸타는 브랜드제트 데이터베이스에서 4만 개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상대적 독특성(relative uniqueness)이 높을수록 소비자의 추가 지불 의향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즉 상품의 차별화는 가격 민감도를 낮추고 마진, 수익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략 관점에서도 방향은 비슷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가 정리한 ‘포터의 일반 경쟁전략’에서는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경쟁우위를 저비용 또는 차별화로 설명한다.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세스 고딘은 평범하게 좋은 것은 눈에 띄기 어렵다고 말했다 / 출처=요비
세스 고딘은 평범하게 좋은 것은 눈에 띄기 어렵다고 말했다 / 출처=요비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그의 저서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평범하게 좋은 것’은 눈에 띄기 어렵다고 말했다. 괜찮은 품질은 고객의 머릿속에서 선택의 기준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상품의 차별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고객은 가격표로 돌아간다. 브랜드 컨셉은 그 한 문장을 만드는 작업이다.

핵심 포인트
1. 고객이 가격부터 보는 것은 성향 문제가 아니라, 비교 기준이 없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2. 브랜드 컨셉은 멋이 아니라 가격 외 가치를 보여주는 한 문장이다.
3. 차별화는 가격 민감도를 낮출 수 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최저가 경쟁보다 컨셉으로 승부해야 한다.

오늘의 브랜딩 미션, “가격 비교를 줄이는 브랜드 컨셉” 만들기

브랜딩 미션 / 출처=타이디비
브랜딩 미션 / 출처=타이디비

목표: 고객이 가격 대신 ‘기준’으로 비교하게 만드는 컨셉 한 문장을 완성합니다.

소요 시간: 30분

실행 스텝(5단계)
1. 가장 자주 오는 고객 유형 1명을 정한다. 고객(누구): __________________________
2. 그 고객이 돈을 쓰는 상황 1개를 고른다. 상황(언제/왜): ________________________
3. 고객이 얻는 결과 1개를 한 줄로 적는다. 결과(무엇이 달라지나): _________________
4. 우리만의 차별화 1개를 적는다. 방법(어떻게 다르게 하나): ______________
5. 근거 1개를 덧붙여 한 문장을 완성한다. 근거(왜 믿나): ________________________

브랜드 컨셉(완성): “(누구)가 (상황)에서 (결과)를 (방법)으로 얻도록 돕습니다. (근거)”

예시
카페: “출근길 3분 픽업이 필요한 직장인이 산미 적은 라떼를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근거: 오전 픽업 리뷰 320건)”
고객지원 SaaS: “CS 담당자 2명으로 하루 300건 문의를 처리해야 하는 이커머스가 반복 문의를 자동 응답으로 줄이도록 챗봇 빌더로 돕습니다. (근거: 평균 응답 시간 80% 단축)”

완성한 브랜드 컨셉은 고객이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곳(프로필 첫 줄, 가격표 위 등) 중 2곳 이상에 배치한다.


글 / 장종화 타이디비 대표
15년 경력의 브랜딩, 디자인, 마케팅 전문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아디다스 등 100여 개 기업에 크리에이티브를 제공했다. 지난 2021년 타이디비(Tidy-B)를 창업하고,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위한 AI 브랜딩 자동화 솔루션 ‘요비(Yo-B)’를 운영 중이다.

정리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브랜딩#장종화#타이디비#기고#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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