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닿지 않는 지하에서도 정확한 위치 정보 제공 ‘에이치오피’ [도전 K-스타트업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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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창경 x IT동아] 도전 K-스타트업은 우리나라 정부 부처 10곳이 함께 여는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입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가운데 혁신창업리그의 일반 리그를 운영합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성장한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IT동아가 살펴봅니다.
에이치오피(HOP)는 GPS가 닿지 않는 실내·지하 환경에서도 로봇·드론이 정확한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자율 이동과 무인 점검을 수행하도록 돕는 논 GPS(Non-GPS) 위치 제어 기술 기업이다. 로봇과 드론에 부착하기만 하면, 자율 주행을 가능케 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방식의 센서로 다양한 산업 현장의 자동화를 돕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오에녹 에이치오피 대표에게 자세한 기술 소개를 들었다.
오에녹 에이치오피 대표 / 출처=에이치오피
극한 현장 경험한 소방대원 이야기…실내·지하 GPS 사각지대 파고든 계기
연기와 어둠이 가득한 화재 현장, 구조 대상자는 물론 동료의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공간. 오에녹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이처럼 극한 현장의 모습을 전한 소방대원 친구의 이야기였다.
그는 “소방대원으로 근무하는 친구가 어둡거나 연기가 가득한 곳에서도 동료들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한다면, 희생을 막을 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수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거라고도 전했다”며 “이 말에 사람이 위험한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도 실내에서 정확한 위치 정보를 확보할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GPS가 닿지 않는 실내·지하 환경에서도 로봇과 드론이 정확한 위치를 기반으로 자율 이동하고,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위험 공간을 대신 점검하는 기술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 이것이 에이치오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오에녹 대표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내 위치 제어 시스템 ‘세레벨룸(CereVellum)’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사전 환경 매핑이나 딥러닝 학습 없이 장비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즉시 자율 주행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기존 실내 자율 이동 기술이 요구하던 복잡한 설치 과정과 고비용 인프라를 과감히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세레벨룸 기술 구성도 / 출처=에이치오피 오에녹 대표는 “세레벨룸은 GPS를 대체하는 실시간 위치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를 위치인식 및 지도작성(SLAM)·관성측정장치(IMU) 데이터와 결합해 로봇과 드론의 이동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그 결과 터널과 지하 공사현장, 대형 공장, 정유시설처럼 조명이 부족하거나 구조가 수시로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도 5cm~30cm 수준의 정밀한 위치 계산이 가능하다”며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와 현장 중심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실용성에 방점을 찍고 제품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레벨룸의 경쟁력을 이미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검증했다. 현대건설의 GTX 지하 건설현장 무인 점검, 롯데건설의 대형 리모델링 현장 점검, 에코프로 배터리 공장 무인 순찰, 대한항공 항공기 격납고 상부 시설물 점검, 에스오일 정유 공장 위험 공간 점검까지 수행했다. 소방청·국립소방연구원과는 연기와 어둠이 가득한 실내에서 구조자와 소방대원의 위치를 탐색하는 기술 실증도 진행했다 실제 현장에서 드론과 로봇이 철골 구조물 사이를 안정적으로 비행·이동하며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반복 테스트를 통해 자율 이동 정확도와 장애물 회피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세레벨룸을 장비에 부착한 모습 / 출처=에이치오피 글로벌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 제품에 녹여…“실내 자율점검 분야 글로벌 표준 목표”
오에녹 대표는 로봇공학 전문가로 글로벌 현장을 누빈 인물이다. 그간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으로 학·석사를 거쳐 12년 이상 로봇 시스템과 자율 제어 기술을 다뤘다. 태양광·풍력 설비 점검 드론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LG·현대중공업·현대건설·삼성중공업은 물론 시멘스·GE·허니웰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 경험도 쌓았다”며 “에이치오피 팀원 역시 로봇·하드웨어·백엔드·해외 영업 등 각 분야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완성된다’는 공감대가 조직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에이치오피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오피는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필요한 과제로 시장 확대를 위한 안정된 양산 체계 구축과 글로벌 레퍼런스 확보를 꼽았다.
오에녹 대표는 “향후 센서 모듈 양산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기성 로봇 제조사와의 OEM 파트너십으로 제품의 빠른 산업 적용도 추진하겠다”며 “미국·일본·중동·유럽 등 해외 PoC에도 집중해 규제 적합성 및 실증 기반을 마련하고, 건설과 제조, 공공안전 분야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해 현장 맞춤형 솔루션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서울창경은 공간뿐만 아니라 기술 검증부터 PoC 연계, 네트워킹과 투자 연결까지 실제로 기업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다방면으로 제공했다. 덕분에 상용 제품 완성, 공공 실증 프로젝트 참여, 초기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서울창경과 밀착해 선결 과제를 해결하고 기술을 국내외로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오에녹 에이치오피 대표 / 출처=에이치오피 끝으로 에이치오피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들었다.
오에녹 대표는 “에이치오피의 목표는 명확하다. ‘GPS가 닿지 않는 환경의 표준 위치 시스템(IPS)’을 만드는 것이다. 위험한 공간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 실내·지하 어디서든 자율화가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세레벨룸을 실내 자율 점검 분야의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2026년까지 동아시아 시장 집중, 2027년 중동·동남아·북미 시장으로의 확장, 2029년 해외 법인 설립에 나서겠다. 2027년과 2028년에는 시리즈(Series) A·B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2032년에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겠다. 에이치오피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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