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인데 눈앞이 침침?… ‘젊은 백내장’이 늘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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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자외선 노출 등으로 유발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로 치료 가능
최근엔 난시-노안 교정도 동반 수행
모자-선글라스로 자외선 노출 막고, 스마트폰 쓸 땐 눈의 피로 풀어줘야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가 환자의 백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를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가 환자의 백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를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백내장은 노화에 따른 질병이다. 수정체가 불투명해져 발생한다. 혼탁해진 수정체가 빛을 산란시켜 시력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흐리게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40대 ‘젊은’ 백내장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45∼49세 여자 백내장 환자 수가 3만 명으로, 2010년(1만929명) 대비 174.5% 증가했다. 45∼49세 남자 백내장 환자의 경우 2021년 2만2814명으로 2010년(1만7718명) 대비 28.8% 늘었다. 40대 환자는 백내장인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젊은’ 백내장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와 예방법을 알아봤다.
●당뇨병 비만, 외상 등으로 젊은 백내장 증가
백내장은 노화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다. 60대 이상은 특별한 증상은 없어도 평소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으며 백내장을 쉽게 진단받곤 한다. 눈을 확대하여 관찰하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 같은 간단한 검사로도 백내장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젊은 백내장 환자는 진단 시기를 놓쳐 백내장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백내장은 비만 인구 증가에 따른 당뇨병 증가, 다양한 신체적 취미 활동에 따른 눈 외상 등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거나 근시가 오래될 경우, 안과 수술, 포도막염 등도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노화뿐만 아니라 자외선 노출, 흡연 등 환경적 요인 또한 백내장 유발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다만 겨울철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백내장 유발에 끼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이 불편할 때 수술 시기 결정
백내장은 한 번 생기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약을 사용하면 백내장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생긴 백내장을 없앨 수는 없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에 2∼3mm의 작은 구멍을 낸 뒤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안구의 크기와 곡률 등을 계산해 환자가 원하는 도수로 조정이 가능하다. 최근 다양한 기능을 가진 인공수정체가 출시돼 난시 교정, 노안 교정 등도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환자 상태에 따른 시기 결정이 중요하다. 적당한 시기를 놓치면 수술 난도가 높아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크다. 회복 시간도 길어진다. 반면 경증인 상태에서 수술을 지나치게 빨리 받는 경우 시력에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데 수술로 유발되는 안구건조증만 악화될 수 있다. 당연히 수술 만족도가 떨어진다.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양쪽 눈에 다 백내장이 왔다고 양쪽 눈을 다 수술할 필요도 없다.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 평소 불편함을 심하게 느끼는 쪽 위주로 수술을 받는다. 다초점렌즈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김 교수는 “렌즈 선택 시 환자의 라이프스타일, 야간 운전 여부, 직업, 성격, 평소 주시하는 거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택해야 된다”며 “안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외선 차단과 금연이 도움 돼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시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최대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로를 차단한다. 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담배를 끊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야외에서 운동할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눈의 피로도가 쌓인다. 직접적으로 백내장을 유발하진 않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눈에 삽입한 렌즈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에 악화하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틈틈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TV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1시간에 5∼10분씩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때 눈을 감고 있거나 먼 곳을 쳐다보는 등 눈의 피로를 풀어주면 좋다. 전자기기의 장시간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젊은 백내장#수술 시기#자외선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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