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데스크톱 CPU의 한계를 새로 쓰다, AMD 라이젠 9 595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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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8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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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8일, AMD가 7nm 공정 기반의 Zen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4세대 라이젠(Ryzen) 프로세서,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코드명 버미어(Vermeer)로 작명된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1세대 대비 2.4배나 향상된 와트당 성능 효율은 물론 코어 개별 성능을 전 세대 대비 평균 19%나 끌어올렸다. 아울러 L3 캐시에 직접 접속하는 속도를 2배로 늘려 게임에서의 메모리 지연을 크게 줄이고, 대역폭을 조정해 8코어 구성에서의 입력 지연도 더욱 낮췄다. AMD는 라이젠 3000 시리즈 프로세서에서 5000 시리즈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1080p 게임에서 평균 26%나 향상된 게이밍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MD 라이젠 9 5950X 프로세서, AM4 소켓이다.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9 5950X 프로세서, AM4 소켓이다. 출처=IT동아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11월 5일 정식 판매를 시작해 2월 현재 라이젠 5 5600X와 라이젠 7 5800X, 최상급인 라이젠 9 5900X 및 5950X까지 모두 출시됐다. 중간 성능인 라이젠 5 5600X는 6코어 12스레드 구성에 최대 4.6GHz로 동작하며, 상위 급인 라이젠 7 5800X는 8코어 16스레드 구성에 최대 4.7Ghz 속도로 동작한다. 최상위 라인업인 라이젠 9 5900X 및 5950X는 각각 12코어 24스레드와 16코어 32스레드 구성이며, 4.8GHz 및 4.9GHz로 동작한다. 이 중 라이젠 9 5950X는 AMD 스레드리퍼나 인텔 코어 X 시리즈를 제외한 개인용 데스크톱 제품군 중에서는 현재 가장 많은 코어 수를 갖췄음은 물론, 성능마저도 비교할만한 제품이 없다.

비교군이 없다. 16코어 32스레드 구성의 AMD 라이젠 9 5950X

AMD 라이젠 9 5950X 프로세서의 CPU-Z(좌측) 및 장치관리자(중앙), 작업관리자(우측).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9 5950X 프로세서의 CPU-Z(좌측) 및 장치관리자(중앙), 작업관리자(우측). 출처=IT동아

AMD 라이젠 9 5950X는 TSMC 7nm 핀펫(FinFET) 공정 기반의 16코어 32스레드 프로세서로 3.4GHz의 베이스 클록과 4.9GHz의 부스트 클록으로 동작한다. 시스템 내부 메모리인 캐시 메모리는 8MB L2 캐시와 64MB L3 캐시를 갖췄다. 최대 동작 온도는 90도에 열설계전력(TDP)는 105W며, 언락 기능이 적용돼있어 라이젠 마스터 유틸리티나 메인보드 바이오스 기능을 활용해 오버클록을 적용할 수 있다. 지원하는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Express) 버전은 PCIe 4.0이며, 3,200MHz 메모리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소켓은 AM4를 그대로 사용하며, AMD 라이젠 3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함께 출시된 X570, B550, A520 칩셋 메인보드가 5000 시리즈도 그대로 지원한다. X470 및 B450 칩셋은 주요 베타 바이오스를 적용하면 5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활용할 수 있다. 1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함께 출시됐던 X370과 B350, A320 칩셋은 애즈락(ASRock)을 제외한 대다수 제조사가 AMD 라이젠 3000 시리즈까지만 지원하며, 향후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4세대 라이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최소 A520, B550, X570 칩셋 메인보드 사용이 권장된다.

테스트에 사용한 하드웨어 구성 중 일부 출처=IT동아
테스트에 사용한 하드웨어 구성 중 일부 출처=IT동아

테스트 조건은 AMD 라이젠 9 5950X 프로세서에 보급형인 에이수스 프라임 A520M-K 메인보드를 조합했으며,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을 활용했다. 저장장치는 웨스턴디지털 블루(WD BLUE) SN520 NVMe를 활용했으며, 메모리는 지스킬 DDR4-3200 CL14 트라이던트 Z 8Gx2를 3,066MHz까지만 끌어올려 사용했다.

만약 5950X를 단순 작업용 및 게이밍 용도로 활용한다면 B550 칩셋 메인보드를 사용해도 무방하나, 오버클록을 적용해 성능을 더욱 끌어올릴 생각이라면 X570 중에서도 전원부가 고급인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메인보드 뿐만 아니라 메모리, 파워서플라이는 물론 냉각 시스템도 모두 최상급을 갖춰야 성능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다.

시네벤치 R23의 다중 코어 및 단일 코어 점수, 각각 24,587점 및 1,608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시네벤치 R23의 다중 코어 및 단일 코어 점수, 각각 24,587점 및 1,608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성능 확인은 CPU 연산 성능을 수치로 확인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점수를 얻고, 이 점수를 다른 프로세서와의 결과와 비교해 상대평가한다. 특정 화상을 렌더링 해 프로세서 성능을 확인하는 프로그램, 시네벤치 R23(Cinebench R23)을 활용해 AMD 라이젠 9 5950X의 성능을 시험했다. 5950X의 다중 코어 성능은 24,587점으로 일반 개인용 데스크톱이 아닌 워크스테이션용 HEDT(하이엔드 데스크톱)에 더 가까운 점수를 보인다.

라이젠 1세대와 같은 젠1 기반의 16코어 32스레드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와 비교했을 때에는 150%나 빠르고, 젠+ 아키텍처 기반의 32코어 64스레드인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과 비교해도 20%정도 느릴 뿐이다. 1세대의 동급 체급이자 최상급이었던 라이젠 7 1800X의 다중코어 점수가 약 9300점 대니 연산 속도가 3배 가까이 차이난다.

단일 코어 점수 역시 1,608점으로 시네벤치 R23 결과 중 가장 높다. 앞서 2990WX가 32코어 64스레드로 코어 수가 2배나 많음에도 고작 20%밖에 성능 차이가 나지 않았다. AMD 라이젠 1세대가 나오던 시점만 하더라도 단일 코어 성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1년 2월 기준으로는 단일 코어는 개인용 및 HEDT 도합 최상을 달성했다. 따라서 듀얼·쿼드 코어만 지원하는 게임이나 프로그램도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다중 코어라면 더욱이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3D 렌더링 벤치마크인 블랜더의 결과. 출처=IT동아
3D 렌더링 벤치마크인 블랜더의 결과. 출처=IT동아

3D 렌더링 및 모션 그래픽 프로그램인 블랜더(Blender)의 동작 성능을 확인하는 벤치마크도 시험했다. 블랜더는 제품·그래픽 디자인이나 게임 모델링, 영화 특수효과 등 3D 작업이 필요한 전문가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며, CPU의 연산 처리성능이 높을수록 작업이 원활하고 처리 속도도 빠르다. 테스트는 블랜더 재단에서 배포하는 bmw27 및 classroom 벤치마크를 활용했고, 해당 결과의 속도를 다른 컴퓨터와 비교해 연산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AMD 라이젠 9 5950X의 블랜더 결과는 bmw27이 1분 38초, classroom이 4분 9초로 측정됐다. 블랜더 홈페이지의 점수를 토대로 살펴보면 현존하는 개인용 프로세서로는 가장 높고, HEDT를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도 무려 5위이다. 테스트에 사용된 쿨러 성능이 다소 부족해 연산이 지연됐음에도 1~2년 전 2~300만 원대로 구매한 HEDT와 비교해도 성능이 앞선다.

퓨처마크의 PC 마크 10 종합 점수, 도합 7,449점을 획득했다. 출처=IT동아
퓨처마크의 PC 마크 10 종합 점수, 도합 7,449점을 획득했다. 출처=IT동아

퓨처마크의 3D 마크 및 PC 마크 10을 활용한 작업 성능 및 게이밍 성능도 시험해봤다. PC 마크 10은 표준 시스템 및 부품의 성능을 목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각 PC로 진행한 결과를 상대 평가해 편차를 확인할 수 있다. 각 항목은 앱 실행 속도나 화상채팅, 웹브라우저 등을 측정하는 에센셜, 엑셀 및 워드 속도를 재는 생산성, 사진 편집 및 렌더링 속도, 비디오 편집 등을 재는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션 점수로 나뉜다. 전체 점수는 7,449점으로 전체 상위 2%에 속한다. AMD 라이젠 9 3950X에 엔비디아 RTX 2080 Ti 2개를 장착한 PC보다도 활용 성능이 300점이나 더 높다.

3D마크 울트라 테스트에서는 CPU 성능 점수가 35,754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3D마크 울트라 테스트에서는 CPU 성능 점수가 35,754점으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게이밍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게이밍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3D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를 활용했다. 3D마크 결과는 그래픽 카드에 따른 점수와 PC 점수에 따른 피지컬 점수로 나뉘는데, 피지컬 점수를 활용해 본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와의 연산 성능 차이도 비교할 수 있다. 해당 테스트에서 AMD 라이젠 9 5950X는 35,754점을 획득했고, 이는 현재 어떤 게임을 플레이해도 병목 현상이나 CPU 성능 부족으로 곤란을 겪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게이밍으로는 천장이 없다, 작업 효율도 대단히 인상적

AMD 라이젠 4세대 프로세서를 들고 있는 리사 수. 출처=AMD
AMD 라이젠 4세대 프로세서를 들고 있는 리사 수. 출처=AMD

이번 리뷰에 한계가 있다면, 테스트에 사용한 하드웨어에 비해 AMD 라이젠 9 5950X의 성능이 높아 실제 성능에 제약이 걸렸다는 점이다. 만약 전원부가 튼튼한 X570 메인보드에 고성능 메모리를 조합하고, 오버클록에 적절한 쿨링 시스템까지 갖춘다면 테스트 결과가 지금보다 10~15% 이상 높게 나오리라 확신한다.

여러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테스트 조건에서 AMD 라이젠 9 5950X은 일반 사용자용 데스크톱 프로세서라는 입지로도 업계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HEDT 라인업과 맞먹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PCIe 레인 지원이 24레인이라 다중 GPU나 외장 장치 확장까지는 어렵지만, 단일 GPU에 CPU 성능에 집중하는 구성이라면 전문 작업 용도로 손색이 없다.

가격도 2월 18일 기준 104만 원대로 일반 게이밍 데스크톱 CPU로는 비싸지만, 작업용 컴퓨터라고 했을 때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CPU 성능이 곧 생산성과 직결되는,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 대비 성능비를 필요로 하는 전문가라면 지나치지 않을 수 없는 프로세서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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