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수수료 갑질 더는 못 참겠다”… 커지는 ‘反구글-애플 전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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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스토어 등 11개 사업자
유니티와 글로벌 앱장터 동맹 맺어
SKT, 동남아 통신사와 게임플랫폼
페북 “소송낸 에픽게임즈 도울것”

구글이 비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의 수수료를 애플과 동일하게 매출의 30%로 올리는 방침을 강행하자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반(反)구글·애플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비싼 수수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양대 앱 마켓에 게임을 내는 대신 원스토어, 삼성 갤럭시 스토어 등 글로벌 11개 앱 장터로 론칭 무대를 옮겨가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빅테크인 페이스북도 구글 애플과 싸우는 게임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반구글·애플 전선에 동참을 선언했다.

20일 전 세계 게임 개발사 50% 이상에 게임 개발용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하고 있는 유니티 소프트웨어에 따르면 글로벌 앱 장터 연합체 성격의 ‘유니티 퍼블리싱 포털(UDP)’을 통해 최근까지 600여 개 게임 개발사들이 1000여 개의 게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게임 그래픽 SW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업체로 ‘게임 업체들의 지원군’으로 통한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게임 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스토어, 삼성 갤럭시 스토어, 화웨이 앱 갤러리 등 글로벌 11개 앱 장터 사업자와 UDP를 구축했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로서는 자사 SW를 이용하는 게임업체가 늘고 게임 개발사들은 구글이나 애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윈윈이 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베스파, 엔젤게임즈, 넥셀론 등 중소 게임사들이 UDP를 통해 최근 게임을 출시했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는 “2023년까지 17억 명의 모바일 게이머들이 구글, 애플 외에 다른 앱 마켓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UDP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빠른 속도로 양대 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원스토어는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 태국 통신사 AIS 등 동남아시아 통신사들과 연합해 이 지역 진출을 위한 게임 유통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원스토어에 게임을 내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곧장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차 서비스 지역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으로 내년 서비스 시작이 목표다.

덩치 큰 글로벌 게임사 가운데는 아예 구글, 애플과 맞짱을 뜬 곳도 있다. 전 세계 이용자 2억5000만 명을 보유한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8월 구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높은 수수료에 반발해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수단을 추가하자 양대 앱 마켓이 정책 위반이라는 이유로 앱을 삭제한 데 따른 조치였다. 페이스북도 앱 마켓 사업자의 독단적 정책 변경을 지적하며 에픽게임즈의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서류와 자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세한다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여론이 악화되자 양대 마켓 모두 한발씩 물러나는 모양새다. 구글은 최근 국내에서 비게임 앱 수수료 부과 시점을 내년 1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나아가 내년 초 결제 수수료 관련 추가 정책 발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애플처럼 일정 규모 이하의 개발사에 수수료를 깎아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하인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내년부터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앱수수료#수수료 갑질#구글#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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