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척추협착증-파열된 디스크… 허리통증 ‘추간공확장술’로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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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특수 키트로 추간공 후방부 넓히고 염증-손상 유발물질 밖으로 배출
파열된 디스크로 인한 통증 완화

탈출한 디스크가 추간공 전방부를, 두꺼워진 황색인대가 추간공 후방부의 신경가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탈출한 디스크가 추간공 전방부를, 두꺼워진 황색인대가 추간공 후방부의 신경가지를 압박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추간공확장술 개발병원인 서울 광혜병원은 다양한 척추질환을 제대로 치료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추간공확장술 누적 치료 사례는 올 초 1만5000건을 넘었고 내년 상반기에는 2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을 통해서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관 쪽으로 접근하는 ‘out-in’ 추간공 접근법을 적용한 시술법이다. 기존의 꼬리뼈 쪽으로 삽입해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관 내부를 통해 추간공 방향으로 진행하는 ‘in-out’ 꼬리뼈 접근법과는 차별성을 보인다. 원리는 추간공 접근법을 통해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추간공을 확장하고 유착 부위와 염증을 제거해 ‘추간공 기능 회복’을 돕는다.

한미일에서 특허 등록을 마친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척추 유착성 질환 등 다양한 척추질환에 적용된다. 이 중 대표적인 척추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퇴행 변화가 진행된 척추관을 오래된 하수도관에 비유한다면 중간의 배수구가 추간공이다. 그리고 배수구에 얽혀 있는 철망이 바로 추간공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대다. 하수도관 교체나 대대적인 보수 공사 대신 배수구의 철망 일부를 뜯어내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가지(신경절)나 혈관, 자율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임으로써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많이 적용되는 질환이 허리 디스크다. 급성 혹은 만성으로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다발이나 신경가지를 압박하고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탈출한 디스크의 정도나 방향에 따라 더 세분화된다. 특히 급성으로 추간공 방향 쪽으로 디스크가 파열되는 경우 신경가지 중에서도 통증에 민감한 신경절 부위를 압박하기 때문에 가장 통증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과 관련해 허리디스크는 주로 기계적 측면과 생화학적 측면으로 나뉜다. 기계적 측면은 파열된 디스크가 직접 신경을 압박해 신경 내 혈류나 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고 부종과 허혈 증상, 경미한 ‘탈수초 현상’을 초래한다. 심해지면 축삭의 손상이나 월러 변성으로 이어져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신경세포는 크게 세포체와 수상돌기, 축삭으로 구분되고 정보는 수상돌기에서 축삭 방향으로 전달된다.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소실되는 것이 탈수초 현상인데 심해지면 수초 내부의 축삭까지 손상이 되고 급기야 특정 축삭 부위 아래로 축삭변성이 만들어져 신경정보 전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월러 변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생화학적 측면으로는 파열된 디스크에 의한 자기면역반응(항원, 항체 반응)의 결과물로 생성돼 신경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물질과 신경 주변에 염증과 대식 작용을 촉발시키는 물질 등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이에 해당된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열된 허리디스크는 자가 면역 기전과 염증 반응에 따라 초기 통증만 잘 관리하면 대부분 자발적으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스크도 퇴행성 변화를 통해 노화와 마모가 되는 대표적인 인체 조직이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인위적으로 직접 제거하거나 열 또는 전기로 소작하는 경우 퇴행 변화는 가속화된다.

추간공확장술은 특수 키트를 사용한다. 추간공의 전방부(배 쪽 공간) 경막외강으로 파열된 디스크의 반대쪽 추간공의 후방부(등 쪽 공간) 경막외강에 있는 황색 인대와 내·외측 인대를 절제한다. 추간공의 후방부(등 쪽 공간)이 확장되면 디스크의 신경에 대한 기계적 압박이 줄어 통증이 완화된다. 확장된 추간공으로 손상된 디스크나 주변 연골에서 유리된 염증 유발 물질과 신경을 손상시키는 생화학물질을 척추관 밖으로 배출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높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신경가지 중에서도 가장 통증에 취약한 신경절이 지나는 추간공을 공략하기 때문에 추간공 방향으로 파열된 디스크 환자의 예후가 좋다”며 “특히 디스크를 손상시키지 않아 디스크의 퇴행 속도를 늦추고 자발적 디스크 흡수를 도모하는 측면에서 젊은 환자에게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헬스동아#건강#헬스#서울광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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