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디지털 뉴딜’, 뚜껑 열어보니…

뉴스1 입력 2020-06-04 09:05수정 2020-06-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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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 나갈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략)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입니다.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를 수집, 축적, 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의료, 교육, 유통 등 비대면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도시와 산단, 도로와 교통망, 노후 SOC 등 국가기반시설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화하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 사업도 적극 전개하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 2020년5월10일. 취임3주년 특별연설중)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디지털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 강조하면서 관련 분야의 기대가 컸지만, 3차 추경에서는 생각보다 한국판 뉴딜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판 뉴딜 중 문 대통령이 강조한 디지털 뉴딜의 경우 전체 35조3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2조7000억원에 그친다. 추경안의 7.6% 수준이다.


디지털 뉴딜의 ‘키’를 쥐고 운영해 나갈 주무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중 8900억원의 예산을 맡는다. 전체의 2.5%다. 디지털 뉴딜이 ‘포장만 화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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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대국민 특별연설 뿐만 아니라 비상경제회의에서도 한국판 뉴딜과 디지털 일자리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지난달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디지털 뉴딜을 중심으로 한 한국판 뉴딜 구상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일 제 6차 비상경제회의 마무리발언에서는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위기국면을 극복하는 프로젝트의 하나이거나 미래 과제 중의 하나를 넘어서는, 총체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대전환을 이뤄내게 하는 미래비전”이라며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재정’ 계획에는 대통령의 뜻이 오롯이 담기진 않았다.

디지털 일자리의 경우 데이터 가공, AI 학습용 데이터 입력 등 직접 일자리 15만개 확충이 기대되고는 있지만 국민 전체를 아우를만한 사회안전망 보강과 고용유지, 자영업자 지원 등에 더 큰 예산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항공-관광-서비스업 등 일부 산업의 경우 고사상태에 빠져 당장 ‘심폐소생’이 필요한 분야이고, 재정도 이런 시급한 부분에 우선 투입되다보니 디지털 뉴딜 자체가 ‘작다’고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산업 육성도 당장 ‘살아남아야’ 의미가 있기에 이같은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뉴딜 예산이 그렇게 ‘작다’고만 볼 수도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체 추경 예산에 긴급비가 포함되면서 규모가 커져서 그러할 뿐, 디지털 분야에 이정도의 재정이 투입된 것도 ‘역대급’이라는 것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2조7000억원은 올해 하반기에만 투입되는 비용으로 ‘즉시’ 추진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이정도일 뿐”이라며 “오는 2022년까지 2년6개월간 디지털 뉴딜 분야에만 총 13조4000억원이 예정돼 있고 사업계획이 마련되는대로 재정도 (계획대로) 모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뉴딜의 ‘주무부처’ 역할을 하게 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이 다소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발언 이후,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디지털 대전환’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로 정책 대응을 주도했지만 막상 핵심인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실행은 해당 업무영역을 소관하는 부처로 분산되면서 과기정통부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있다.

예산은 나라 ‘곳간’을 전체 책임지는 기재부가 쥐고 있고, 실행은 산업부, 국토부, 행안부, 교육부 등 해당 부처로 분산돼다보니 과기정통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설계’만 할뿐 ‘실행력’은 떨어지는 한계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이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통신속도를 자랑하는 ‘IT 강국’이 됐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와이파이도 안터지는 전국 학교의 허술한 ‘민낯’이 드러난 것도 이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사업은 주로 ‘데이터’, ‘인공지능’. 5세대(5G) 이동통신‘ 등 타부서와 겹치지 않은 ’도메인‘(영역)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가 직접 수행하는 추경 예산은 89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실상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서는 교육, 의료, 산업, 국방 등 전분야를 망라해야한다. 과거 초기 정보화시기엔 과기정통부가 ’초고속통신망‘을 까는 일에 국한됐다면 이제 망은 전체 사회의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전체 산업 및 사회 구조로 녹아들어가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경우 ’수요‘자체가 대부분 공공 분야이다보니 디지털 뉴딜 사업이라 하더라도 정부시스템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예산으로 잡힌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등도 정부 부처와 직접 연계되는 내용이다보니 과기정통부 예산으로 잡히지 않았는데 이런 분야도 모두 타 부처와 협력해 과기정통부가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굳이 ’과기정통부 사업예산‘으로 발라내면 8900억원 정도지만, 실제 과기정통부가 유관부처와 협업해 디지털 뉴딜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사업은 더 규모가 크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대통령도 디지털 뉴딜에 관해선 ’미래형 혁신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면서 “7월에 ’한국판 뉴딜 종합 계획이 나올 예정인데, 이때에는 올 하반기 뿐만 아니라 2022년까지 포함한 보다 구체적인 디지털 뉴딜 방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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