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 "정직한 금융 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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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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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P2P금융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대표 서상훈)가 242억 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P2P금융 업계 단일 투자 라운드 최대 규모이며, 누적 투자금 규모에 있어서도 업계 최대(334억 원)를 기록한 수치. 작년 12월 122억 원 규모의 첫 번째 시리즈B 투자에 이어, 120억 원을 추가 확보하면서 총 242억 원 규모로 마무리한 성과다.

어니스트펀드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는 DS자산운용이 가장 큰 규모로 참여했으며, HB인베스트먼트, 신한은행, 뮤렉스파트너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 참여사들이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시리즈B 최종 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어니스트펀드는 시드 32억 원, 시리즈A 60억 원, 시리즈B 242억 원까지 총 334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기록해 업계 최대 규모 투자금 유치를 성공했다.

지난 2015년 설립한 어니스트펀드는 매년 300% 이상 성장을 거듭했다. 건전하고 전문적인 투자운용실적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쌓았으며, P2P업계 최초로 신한은행과 투자금 신탁관리 시스템 공동 개발, 부동산PF 취급 규정 발표 등 산업 표준 마련 등에 힘쓰며 국내 P2P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얼마 전, P2P금융 업계에 희소식도 전해졌다. 10월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P2P금융 법안 발의 후 2년 3개월 만에 세계 최초로 제도권 금융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는 "지난 8월 법안소위 통과에 이어 2개월 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감개무량하다"라며, "P2P금융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함에 따라, P2P금융상품의 건전성과 공신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개인투자한도 확대 및 투자자 보호 의무 강화를 통해 이전보다 안전한 투자 환경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

이에 IT동아는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P2P금융과 어니스트펀드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어니스트펀드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인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서상훈 대표(이하 서 대표): 기존 금융에 기술을 결합, 새로운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다(웃음). 대표적인 핀테크 서비스는 '간편송금', '간편결제', '보험마켓', '상품추천'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어니스트펀드는 '간편투자' 서비스와 상품을 일반인도 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투자와 대출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금융플랫폼 서비스다.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기술의 힘으로 연결해 은행에서 소외되는 대출자에게 합리적 금융비용과 빠르고 간편한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금리 시대의 투자자에게 고액 자산가에게만 열려 있던 투자 기회를 쉽고 간편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제공하는 주요 상품은 '건축자금(신축자금, 준공자금, ABL)', '부동산 담보(주택담보, 상가담보, 토지담보, NPL)', '기업자금(SCF, 문화콘텐츠, 기업 매출채권, 홈쇼핑 매출채권)', '개인신용(개인신용 포트톨리오)' 등이다.

어니스트펀드의 '투자하기' 홈페이지, 2019년 12월 기준
어니스트펀드의 '투자하기' 홈페이지, 2019년 12월 기준

IT동아: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카카오투자가 생각난다.

서 대표: 비슷하다. 추구하는 바는 거의 같다. 사실 지금까지 투자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금융 상품이었다. 정보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전문 금융 기관이나 일부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바꿔 보고 싶었다. 누구나 쉽게, 적은 금액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실제로 어니스트펀드가 제공하는 투자 상품은 1만 원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IT동아: 부동산, 아파트에 투자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궁금하다.

서 대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A라는 사람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이용한다고 가정하자. 대부분 은행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발품을 팔아 원하는 금액을 더 싼 이자로 제공하는 은행을 찾아 발품을 판다. 결과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것이다. 즉, 은행이 A에게 아파트를 담보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니스트펀드도 A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자금을 여러 투자자에게 받아서 제공하는 형태다. 지금 설명한 것은 하나의 투자 상품일 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대출 및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

군대 선임, 후임과 함께 일한다?

IT동아: 어니스트펀드 설립은 언제인지.

서 대표: - 질문을 끝낸 뒤 바로 - 2015년 2월 10일이다(웃음). 이제 5년째를 맞이하는 중이다. 공동창업자와 함께 둘이서 2014년 가을부터 어니스트펀드 금융 서비스를 기획하고, 서비스를 개발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공동창업자인 김주수 부대표와 함께 어니스트펀드를 창업했다. 다른 기업에 정식으로 취직한 경험은 없다. 내가 원하는 일을 직접 하겠다는 로망이 있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대기업, 컨설턴트 업체, 개발업체 등에서 인턴을 경험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직접 창업이었다. 졸업을 앞둔 시기부터 사무실을 구하고, 함께할 팀원을 찾았다. 첫 사업은… 뭐, 잘 안됐다(웃음). 동영상을 매개체로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준비했는데,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어니스트펀드 사무실 내부 모습
어니스트펀드 사무실 내부 모습

IT동아: 핀테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했는지.

서 대표: 어니스트펀드 창업 전, 처음 창업할 때 도움받았던 선배 추천으로 VC(Venture Capital) 업체에서 일했었다. 막 사무실을 정리하려고 고민하던 찰나, 미국 VC에서 일해보는 것을 추천받았다. 이 기회를 통해 투자를 원하는 창업자 입장이 아닌, 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입장을 체험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아이템, 상품의 스타트업 중에서 유독 핀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당시 2014년, 미국 스타트업은 핀테크로 뜨거웠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일도 많았다. 그때부터 조심스럽게 '어니스트펀드'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IT동아: 2명이서 시작해… 어느덧 직원이 많이 늘었다.

서 대표: 현재 직원은 100명 정도다(웃음). 금융 상품을 기획하는 전문가가 약 40%, IT 관련 개발자가 30%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와 IT를 접목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금융 언어를 IT 언어로 번역하고, 반대로 IT 언어를 금융 언어로 번역하는 듯한 느낌이다. 개발자와 금융인을 연결하는 것… 쉽지 않았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재직 중인 직원 중에는 학교 친구, 군대 선임과 후임도 있다. (군대 선임과 후임이 함께 일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놀란 질문에) 맞다. 믿고 같이 일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첫 사업도 군대 선임과 함께 창업했었다. 지금도 함께하고 있고(웃음).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와 사무실 내부 모습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와 사무실 내부 모습

함께 같은 꿈을 꾼다는 것,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재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 있다면.

서 대표: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생각하지 못한 다른 문제가 매번 생겨난다. 조직 개편, 조직 룰, 업무 프로세스, 정책 등… 생각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다행인 것은, 어니스트펀드 내부 팀원들 모두 대화를 나누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나 만큼은, 어니스트펀드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터놓고 이야기한다. 가장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팀원들에게 같이 밥 먹으며 이야기하자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팀원 입장에서는 부담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맞다. 많이 어렵다.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웃음).

조직이 젊긴 하다. 전체 평균 연령은 30대 초중반 정도다. 50대 중반인 팀원은 1명 정도…, 주요 임원들도 40대 초반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주요 임원은 조금 나이가 있으시다. 기업 금융을 15년 이상하신 분도 있고, 금융 리스크 심사만 담당하던 분은 30년 경력이다.

시리즈B 투자유치 당시 어니스트펀드 팀원들 모습
시리즈B 투자유치 당시 어니스트펀드 팀원들 모습

IT동아: 직원 100명, 5년으로 나눠도 매년 20명 정도가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했다. 스타트업이 팀원, 인재를 찾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서 대표: 어렵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인력은 계속 필요한데, 채용이 쉽지 않다. 사실 최근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채용할 수도 없고… 좋은 방법이 있다면, 추천이라도 받고 싶다.

투자자에게 '정직'한 상품을

IT동아: 주로 어떤 투자자들이 어니스트펀드 상품을 찾는지 궁금하다.

서 대표: 30대가 가장 많이 찾는다. IT에 익숙하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통해서 모은 여유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연령대가 30대 아닌가. 즉, 재테크, 투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이 핀테크를 찾는다.

재테크, 투자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크게 2가지다. 소극적인 사람은 대부분 은행에서 추천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월급통장을 만든 주거래 은행에서 '이런 상품에 가입하세요', '괜찮은 상품 있어요'라고 추천하는 상품을 이용한다. 적극적인 사람은 주식투자 등을 떠올린다. 직장 내에서 삼삼오오 모여 주식을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다.

IT동아: 기존 투자 상품의 대체 상품, 대안 서비스가 어니스트펀드의 금융 상품이라는 것인가.

서 대표: 맞다. 우리는 대안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자가 연간 수익 9~10%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했고, 다행히 약속한 바를 지켰다고 자부한다. 채권형 상품이 많다. 채권형 상품은 주식과 달리 투자할 때부터 수익 현금 흐름 등이 어느 정도 확정되어 있다. 가시성 있게 자금을 관리할 수 있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서비스하고 있는 상품은 다양한데, 소상공인을 위한 매출쉐어 상품도 있다. 1개월로 짧은 기간 투자 상품도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주택 투자 상품도 있고, 중소기업을 위한 생산자금 대출 상품도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인 PF 상품도 있고…, 다양하다(웃음).

출처: 어니스트펀드 홈페이지
출처: 어니스트펀드 홈페이지

IT동아: 투자 상품을 찾는 것, 쉽지 않을 텐데.

서 대표: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우리에게 맞도록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투자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동분산 투자가 대표적이다. 기존 분산투자는 스스로 직접 하나씩 관리해야 한다. 그만큼 많이 알아야 하고,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조금씩 자동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동분산 투자를 선택하면, 고객이 여러 곳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출처: 어니스트펀드
출처: 어니스트펀드

IT동아: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서 대표: 늘 새로운 상품, 더 좋은 상품, 더 안전한 상품을 기획하고, 고민 중이다. 어니스트펀드의 많은 팀원이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한다. 바쁘고 어려운 과정이다. 모바일 앱도 준비 중이다. 우리와 어울리는 기술, 상품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 기술적 제휴도 고려 중이다.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면, 직접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

내부 시스템, 기술도 항상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어니스트펀드를 이용하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정산하고, 투자하는 횟수가 매달 100만 건이 넘는다. 이를 문제없이 자동으로 정산하고, 새로운 상품이 등록되면 알맞은 고객에게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기존 금융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나 대출 상품을 많이 내놓지 못했던 이유다. 모든 것을 사람이 직접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손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처럼 어니스트펀드뿐만 아니라, 핀테크 산업은 아직 성장할 것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어니스트펀드, 우리 사명을 지키고자 한다. 사명이 왜 이렇게 기냐고 바꾸라는 조언이 많았다. 하지만, 끝까지 고집했다. 우리 스스로 정직하고 싶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정식하고, 좋은 상품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다. 정직한 상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게 우리의 약속이고,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어니스트펀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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