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국내 난청환자 최근 5년새 41% 급증… 젊은층도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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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올바른 보청기 선택요령
청력 떨어지면 치매 위험 5배 증가…교정 시기 놓치면 어음분별력 저하
보청기 사용전 정확한 청력검사해야

보청기 착용시에는 반드시 전 문의나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한다. 동아일보DB
보청기 착용시에는 반드시 전 문의나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한다. 동아일보DB
# 신모 씨(67)는 최근 소리가 잘 안 들려 우울하다. 최근 들어 휴대전화로 통화하기가 어렵고 TV를 시청할 때는 소리가 크다며 아내에게 꾸지람을 듣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성화에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은 신 씨는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보청기를 사용할 시기가 왔다는 의사의 말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난청은 4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병이다. 영국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7억 명이던 청력 손실 인구가 2025년에는 9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청소년의 약 11억 명이 난청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난청환자가 2008년부터 매년 5%씩 늘어 최근 5년 사이 41%나 증가했으며 이 중 40%가 60세 이상으로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흔한 질환임에도 난청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대한이과학회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난청 진단을 받고도 보청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12.6%에 불과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기 전까지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평소 음악 크게 듣는다면 소음성 난청 주의해야

난청은 크게 소리를 전달해주는 기관의 장애로 인한 ‘전음성 난청’과 달팽이관의 기능이나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다시 노화로 인한 ‘노인성 난청’과 소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소음성 난청’으로 분류한다.

전음성 난청은 대부분 중이염에 의해 생기며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출혈이나 고막천공, 심한 귀지로 인한 외이도 폐쇄 등이 원인이다. 전음성 난청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교정할 수 있으며 원인을 제거하면 청력은 본래의 상태로 돌아온다.

문제는 치료로 회복될 수 없는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노인성 난청이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연령에서 발병하며 달팽이관 내 청각세포인 유모세포 손실과 청각신경 손상에 의해 청력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 된다.

소음성 난청은 최근 스마트폰, MP3 등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의 보편화로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이어폰 등으로 음악을 크게 듣는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높다.

환자 스스로 전음성 난청인지 감각신경성 난청인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이 같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은 분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위가 시끄럽거나 영화관, 공연장과 같이 소리가 울리는 곳에서는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경우에는 청력 손실의 정도에 따라 보청기를 사용해 청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 밖에 보청기를 착용해도 큰 도움을 받지 못할 정도로 청력 손실이 아주 심한 경우를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이때는 소리를 전기적 자극으로 변환시켜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인공와우이식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보청기는 정확한 진단 후 착용해야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진은 청력이 떨어질 경우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로 인한 치매의 위험이 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력이 약해졌음에도 방치하고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시기를 놓치면 소리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저하돼 어음분별력이 떨어진다. 이런 경우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소리만 잘 들리게 될 뿐 말소리를 구분하지 못해 대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가장 유의할 것은 병원에서 정확한 청력검사 후 청력에 맞는 적절한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청력에 맞지 않는 고가의 보청기나 미관상 고막형 보청기만 고집하는 경우 청력이 향상될 수 없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흔히 보청기를 하게 되면 모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청력 상태와 보청기 착용자의 생활환경, 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에 따라 그 효과는 제각기 다를 수 있다”며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청기 보조금을 최대 131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는 기준 금액의 90%인 117만 9000원을, 기초생활수급자는 100%인 131만 원을 모두 지원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청기는 한쪽만 지원되지만 15세 이하의 어린이는 양쪽(최대 262만 원) 모두 지원된다. 보청기 지원금은 5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보청기의 사용 주기와 비슷하다. 보청기 보조금 환급을 받기 위해선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처방전을 받고 구매 증빙서류가 필수이므로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 노인성 난청 자가진단법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 전화 통화하는 데 문제가 있다.
―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과 한 번에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 울여야 한다.
―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 인 적이 있다.
―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잘못 이해하거나 부적 절하게 반응한 적이 있다.
―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해 달라고 요청한 적 이 자주 있다.
― 여자나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TV 소리가 너무 크다고 사람들이 나에게 불 평한 적이 있다.
― 울리는 소리, 으르렁대는 소리 혹은 ‘쉿쉿’ 하 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 어떤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예”라는 대답이 3개 이상 나왔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보청기는 형태와 운용방식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있다.

형태
귀 안에 넣는 고막형과 귓바퀴에 걸치는 귀걸이형 등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크기가 작을수록 젊은층이 선호하며 클수록 성능이 좋고 잔 고장이 적어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인기가 높다.

소리증폭방식
선형증폭방식과 비선형증폭방식으로 나뉜다. 선형증폭방식은 모든 소리를 일정하게 높여준다. 하지만 소음도 높이는 단점이 있어 주로 저가의 보급형에 쓰인다. 비선형증폭방식은 소리의 특성에 따라 작은 소리는 키우고 큰 소리는 줄여 모든 소리를 일정한 수준으로 보정해 듣기 편하게 해준다.

주파수 채널
주파수대 개수에 따라 단채널과 다채널로 나뉜다. 주로 고음역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령에서는 다채널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
일반적으로 배터리 교환방식과 충전식이 있다. 배터리 교환은 하루 8시간 사용을 기준으로 평균 1주일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충전방식은 보통 3시간 충전으로 2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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