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vs 스페이스X “화성 땅 첫 발자국 우리가 먼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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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유인탐사 경쟁 후끈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후, 사람들은 다음 목표로 화성을 주목해 왔다. 47년이 흐른 지금, 40대 이상의 무인 우주선이 화성으로 떠났지만 아직 인류의 발자국을 남기지는 못했다. 인류는 언제쯤 화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

 현시점에서 가장 빨리 화성에 도달할 나라는 미국이다. 먼저 미국 정부, 즉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꼽힌다. 여기에 질세라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화성 유인 탐사를 준비하고 있어 둘 중 누가 먼저 화성에 도착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검증된 기술 통해 확실하게 도전

 NASA는 ‘다소 늦더라도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 검증된 기술 위주로 강력한 로켓을 만들어 실패 없이 한 번에 화성까지 도달할 계획이다. 목표는 2030년이다.

 NASA는 화성 탐사를 위해 신형 2단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개발 중이다. SLS는 그동안 NASA가 개발했던 어떤 로켓보다 거대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단으로 구성돼 있고 지구를 탈출할 힘을 얻는 1단 추진체는 여러 대의 로켓을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법으로 만든다. 우주왕복선에 사용했던 ‘RS-25’ 로켓 4개를 이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만든 1단 로켓은 1969년 달 유인 탐사선을 실었던 ‘새턴 5’보다 추력은 20% 커졌다. 새턴5가 캐로신(등유의 일종)을 연료로 사용하는 데 비해 가벼운 수소를 연료로 이용한 덕분에 전체적인 효율은 약 38% 늘어났다.

 안전 시스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화성 탐사 유인 우주선 ‘오리온’이 포함된 2단 로켓에는 발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승무원을 안전한 거리까지 이동시킬 발사 중단 시스템(LAS)이 포함돼 있다. 승무원들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 질소, 물 등을 저장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NASA는 지구 귀환에 쓸 수소연료를 무인 우주선에 실어 미리 화성에 보내 놓을 계획이다. 지구에서 우주선이 출발할 때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 표면에 내려앉은 오리온은 수소연료를 충전한 후, 지구 궤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 신기술 총동원, “가장 빨리 화성 도달하겠다”


 현실적인 기술로 화성에 도전하는 NASA와 달리 스페이스X는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을 최대 기치로 내걸고 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행성 간 이동 시스템(ITS)’ 로켓의 핵심은 최근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로켓 재사용’ 기술이다.

 ITS 로켓은 지구 궤도에서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된 뒤 1단 로켓만 지구로 되돌아오고 2단 로켓은 우주에서 대기한다. 여기까지는 지난해 12월 로켓 재사용 실험에 성공한 ‘팰컨 9’로켓과 같다. 그다음 지구로 돌아온 1단 로켓에 2단 로켓과 동일한 크기의 연료 운반선을 결합한 뒤 다시 발사한다. 두 번째로 발사한 연료 운반선은 우주에서 2단 로켓과 결합해 연료를 공급하고, 연료가 충전된 2단 로켓은 화성으로 향한다. 마지막엔 연료 운반선마저 지구로 귀환한다. ITS는 이렇게 발사체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비용을 6200만 달러(약 704억 원)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NASA의 SLS 로켓 발사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ITS는 연료로 메탄을 사용한다. 지구로 돌아올 때는 화성에서 직접 메탄을 만들어 연료로 쓸 계획이다. 화성의 대기는 95%가 이산화탄소인데, 지구에서 준비해 간 수소와 결합하면 손쉽게 메탄을 만들 수 있다. ITS의 1단 로켓에는 메탄을 연료로 쓰는 ‘랩터’ 엔진 42개가 들어간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로켓에 사용되는 최초의 메탄 엔진이 된다.

 옥호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NASA와 스페이스X는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유인 화성 탐사를 앞당기고 있다”라며 “지금으로선 NASA의 계획이 좀 더 현실성이 있지만 스페이스X의 계획도 아주 허황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화성에 도전하는 첨단과학기술은 월간 과학동아 11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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