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길을 앞서 걸은 대작, '로스트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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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4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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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얼게임즈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에서 서비스 중인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 '로스트킹덤'에 대한 소개를 살펴보면 '2세대'란 수식어가 자주 눈에 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블레이드 for Kakao'가 1세대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의 장을 열었다면 '로스트킹덤'은 다음 세대로서의 진화한 모습을 선보일 대작이라는 네시삼십삼분의 포부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리고 게이머는 기존 액션롤플레잉게임을 전부 모아놓은 듯한 방대한 전투 콘텐츠, 온라인게임과 유사한 다중 접속 시스템을 통해 네시삼십삼분이 추구한 '차세대'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에 녹아든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의 집대성은 전투에서부터 잘 나타난다. 유니티5엔진으로 구현된 등신대 비율의 캐릭터는 세세한 부분까지 묘사되며, 조작 캐릭터를 둘러싼 수십 마리의 몬스터, 게이머를 돕는 아군, 전투의 분위기를 살리는 배경 등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어서 화려한 전투 연출과 자연스러우면서 부드러운 움직임까지 나타나니 게이머의 시선이 끌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그래픽에 한 번 놀란 게이머는 전투 조작과 액션 묘사에서 다시 놀라게 된다. 기본 공격에서 회피 및 방어, 연계기, 스킬, 반격기, 그로기 공격 등이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조작 패턴은 쉽게 질리지 않으면서 '손맛'을 잘 살렸다. 특히, 그로기 공격은 대기 시간이 없어 일반 공격과 번갈아가며 사용할 경우, 물 흐르는 듯한 전투가 이어진다. 이러한 조작체계를 기반으로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소탕하는 쾌감까지 고려하면 '로스트킹덤'에 견줄 만한 경쟁작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양한 전투 콘셉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전투 중 적을 제압한 후 즉석에서 탈것으로 활용하는 몬스터 라이딩 시스템, 업적을 쌓아 획득한 작위에 따라 전장에 방패병을 소환하거나 화살 공격을 퍼붓는 전술 스킬 등은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또한, 성문이나 호위 대상을 지키면서 싸우는 방식부터 보스전에서 특정 타이밍에 재빨리 버튼을 연타해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비디오게임처럼 다양한 플레이 패턴을 즐길 수 있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캐릭터의 육성은 레벨업 및 과금으로 획득한 SP 포인트를 사용해 여러 능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모바일게임과 대동소이하지만 스킬, 연계기, 반격기, 패시브 스킬 등 하나의 카테고리마다 대기시간 감소, 위력 증가, 신규 효과 적용처럼 다양한 육성 패턴이 존재해 동급의 레벨 및 장비의 캐릭터라도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로 떼어내면 다른 게임에서 비슷한 시스템인 것처럼 보이나 이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로스트킹덤'만의 완성도 높은 전투 콘텐츠로 완성된 셈이다.

전투 부분이 기존 공식의 총집합이라면 다중 접속 시스템은 네시삼십분이 선택한 모바일게임의 '지향점'에 해당한다. 대기 화면이라 할 수 있는 마을에서부터 게이머는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처럼 동시에 접속 중인 다른 게이머의 능력치 정보를 확인하거나 친선전을 신청할 수 있다. 협력 콘텐츠 '심연의 던전'과 '레이드', 일 대 일 대전 '리그전'과 데스매치 형식 대전 '난투장'도 게임에 접속 중인 다른 게이머와 함께 즐기는 등 실시간 동기화 시스템이 강조됐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이로 인해 '로스트킹덤'에선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나타나는 장단점이 공존한다. 게임에 접속 중인 다른 게이머의 캐릭터는 인공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캐릭터보다 훨씬 실감 나고, 입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게임에 몰입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른 게이머와 같은 게임을 즐긴다는 동질감, 플레이 동기도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중 접속 시스템에 의해 여러 게이머가 한 장소에 모일 때 이따금 발생하는 느려짐 현상이나 다른 게이머가 열심히 전투 중인데 먼저 쓰러진 후 전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얌체 행동 등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에서 드러나는 불편함이 '로스트킹덤'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맥을 끊는다. 앞서 여러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에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개선책들이 등장한 만큼 향후 '로스트킹덤'에서도 개선 사항이 적용될 수 있겠으나 이러한 예상만으론 현재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어렵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장비 시스템처럼 논란의 중심에 선 콘텐츠도 존재한다. '로스트킹덤'의 무기는 10레벨마다, 방어구는 15레벨마다 착용 레벨 제한이 적용되며, 높은 레벨을 요구하는 장비일수록 더 유용하다. 착용 레벨 제한이 없는 초기 무기를 여섯 등급 중 최고 단계인 신화 등급까지 승급시킨 후 다량의 강화석 및 골드를 투자해 10회 강화에 성공하더라도, 두 단계 아래인 영웅 등급의 10레벨 제한 무기에게 밀릴 정도로 착용 레벨에 의한 성능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플레이 초기에 착용한 장비에 ‘레벨 제한 없음’이라고 표시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숙지하지 않고 플레이 초기에 뽑기 혹은 강화에 ‘올인’ 투자를 했다간 박탈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아이템 해체를 통해 간편하게 확보할 수 있는 승급 재료, 체감상 여타 모바일게임보다 뽑기에서 높은 등급의 장비가 등장하는 부분, 기존의 신화 등급의 장비를 '킹덤스톤'의 재료로 사용해 캐릭터의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순환 구조 등이 준비됐다. 하지만 어렵게 장비를 강화한 보람을 미처 다 누리기 전에 다음 레벨의 장비로 넘어가게 되거나 성능의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아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이 밖에 착용 레벨 제한이 없는 대신 승급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뽑기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장신구, 효과가 미비한 룬 아이템 역시 효용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부 게이머는 2%씩 아쉬운 편의성 부분이 더 눈에 밟힐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게임 내 대부분 콘텐츠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나 다른 캐릭터를 교체할 때만은 캠프와 마을을 번갈아 오가며 수 초 동안의 로딩을 감수해야 해 플레이의 맥을 끊는다. 퀘스트 확인이나 아이템, 스킬, 상점 등을 던전 입장 전에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에 감탄하다가도 자동 연속 전투 기능이 없어 하나의 던전을 반복 입장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기 쉽다.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로스트킹덤 플레이 화면 (출처=동아닷컴)

아울러 출시 초에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2종 중 남성 직업 글래디에이터, 여성 직업 슬레이어 모두 근접전 전투를 선보여 원거리 특화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은 게이머에겐 출시가 예고된 여성 직업 아크메이지의 빈자리가 클 것이다. 이 밖에 볼수록 빠져드는 미형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대장장이의 아이템 강화 연출을 생략할 수 없는 것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편함을 고려해도 네시사십삼분의 노하우와 실험이 녹아든 대작이란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타 경쟁작보다 한발 앞서나간 요소도 갖춰 함부로 후발주자로 여기기 어려운 측면마저 있다.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숙제까지 마저 푼다면 '로스트킹덤'은 '2세대'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완성된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원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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