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과학기술 공모전 아이디어 속의 2030년

  • 입력 2008년 2월 29일 02시 56분


사람들이 괴상한 동물을 끌고 가는 것이었다! 한 아이는 날개와 뿔이 달린 하얀 유니콘을 끌고 가고 있었고….

“사람들이 끌고 다니는 게 뭐죠? 유전공학으로 만든 생물인가요?”

“‘수호신’일 거예요. 홀로그램 가상 애완동물이에요.…지능이 있어 주인과 대화도 가능해요. 인공지능 기술이 지금보다 좋아지면 진짜 비서나 친구의 의미로 바뀌어 갈 거예요.”

(‘2008년 남자, 2030년 여자’ 중에서)

2030년의 미래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해 실시한 과학기술 예측조사와 제1회 미래 과학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결과 등을 담은 미래 예측 시나리오 ‘2008년 남자, 2030년 여자’를 28일 공개했다. 이 시나리오는 과학자의 미래 예측에 일반인의 상상력을 더해 영화처럼 생생하게 표현한 가상 이야기다.

○ 슈퍼맨 만드는 웨어러블 로봇

시나리오는 2008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한 남자가 22년 뒤 기적같이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첨단 기술에 비판적인 그를 서른 살의 여자 기술전문 심리학자가 상담한다. 그 과정에서 미래 세계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중요 장면마다 상상력이 풍부한 그림이 들어 있다.

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석유를 대체한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핵융합 기술과 재생에너지도 2030년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잘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에는 미생물보다 더 강력한 환경 나노로봇을 뿌려 없앤다. 지구 차원의 기후 조절이 이뤄지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리는 지구 재생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디지털 안경’을 쓰고 있다. 대형마트 가판대에서 물건만 꺼내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남자가 탄 자동운전 버스가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자 구조대원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평소보다 몇 배의 힘을 낼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들을 치운다.

○ 외국어 배울 필요 없는 미래

여자의 아이는 ‘비청인(청각장애인)’이지만 듣고 말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주변의 소리를 글자로 바꿔 주는 안경과, 생각이나 수화를 말로 바꿔 주는 기계를 달고 있다. 전신마비 환자는 뇌파로 조종하는 로봇으로 자신의 몸을 돌본다. 국제결혼이 늘어났지만 만국어 번역기가 발명돼 언어의 장벽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세계를 대상으로 직장과 학교를 찾는다. 세계가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미래 생활을 예측하면서 부작용도 함께 보여 준다.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무기도 나오고, 의료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질병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는 ‘인터넷 민주주의’를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과기부는 이 시나리오를 포함한 ‘제3회 과학기술 예측조사 수정 보고서’를 제2차 과학기술기본계획(올해∼2012년)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문은 과기부(www.most.go.kr)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홈페이지(www.kistep.re.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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