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네티즌 여론몰이 좌시않겠다”…당원만 글 올리게

  • 입력 2004년 7월 13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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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여론몰이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겠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자신들의 든든한 지지층인 친노(親盧) 네티즌과의 관계 재정립에 나섰다.

지난 총선에서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했는데도 당 지도부가 ‘네티즌 파워’에 휘둘려 각종 민감한 현안에 대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자성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실제 총선 후 네티즌 당원들은 당의 노선이나 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 적극 관여해 왔다.

이들은 실용주의냐 개혁주의냐를 둘러싼 정체성 논란을 촉발시켰고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공약이 변질될 조짐을 보이자 ‘개혁 후퇴’ 논쟁을 주도했다. 또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반대 여론을 선도했고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가담한 의원 ‘색출 작업’에도 앞장섰다. 최근에는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한미동맹 강화를 역설하자 친미(親美)-숭미(崇美)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문제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일방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3일 “네티즌들의 당에 대한 애정은 이해하나 그들의 요구에 따라 당의 정책이 춤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국익을 고려해 현안에 대한 당의 노선을 정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당의 노선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작전세력’도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 세력이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기간 당원으로 약정한 회원들만 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보완조치를 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참고는 하겠지만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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