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체시계' 알면 치료효과 쑥쑥…질병도 시간별로 강약

  • 입력 2002년 10월 13일 17시 20분


질병 때문에 약을 먹을 때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가 중요해졌다고 최근 미국 ABC방송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이 인체의 생리적 시계를 질병 치료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시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시차병(jet lag). 시차병은 비행기를 타고 원래 살던 곳과 시간이 다른 곳에 갔을 때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밖에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많은 생리적 변화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소화기 궤양과 천식은 밤 사이 심해지고 골관절염은 낮에 더 악화된다.

따라서 병에 대해 시간 개념을 갖고 접근해 인체의 24시간 주기에 맞춰 특정시간에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효과가 더 좋아지고 부작용도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암 클리닉을 운영하는 프랜시스 레비 박사는 결장암 환자에게 특정 시간에 약이 나오도록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설치된 휴대용 펌프를 달아줬다. 환자가 집에서 잘 때인 오전 4시에 약이 가장 많이 나오게 프로그램돼 있다.

레비 박사는 “이 시간이 암 세포가 가장 상처받기 쉽고 정상세포는 치료를 잘 견디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암 치료에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환자들은 40% 이상 많이 투여된 약도 잘 견뎠고 종양이 줄어든 환자가 늘었으며 일반적인 부작용도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건강을 위한 생체시계의 저자인 텍사스대의 환경생리학자 마이클 몰른스키 교수는 “부작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생물학적인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약을 쓸 때보다 암을 더 공격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질병과 시간과의 관계

심장마비

오전 6시와 정오 사이에 가장 흔함

천식 발작

한밤중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가장 흔함

혈압

오전 6시에서 정오까지 가장 빠르게 높아지며 정오에서 오후 6시 사이에 가장 높다

코의 알레르기 증상

오전 6시에서 정오 사이에 나타날 확률이 높음

류머티스 관절염

오전 6시와 정오 사이에 증상이 심해진다

출산시 통증의 시작

한밤중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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