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광학기자재전]고급 SLR 카메라 고르기

  • 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44분


‘똑딱이’는 이제 그만.

광각렌즈와 망원렌즈가 탐이 나고 앵글 초점 노출을 마음대로 조정해 나만의 새로운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편의성만 강조된 자동카메라(속칭 똑딱이카메라)의 기능이 ‘제한적이고 정형적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 이제 수동카메라로 ‘업그레이드’해보는 것은 어떨까.

▽SLR(single lens reflex)란?〓보통 자동카메라처럼 피사체를 필름에 ‘노출’시켜주는 렌즈와 사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뷰파인더 렌즈’가 따로 붙어 있는 방식을 거리계 연동식(range finder)이라 한다. 실제 사진을 찍는 렌즈와 눈으로 보는 렌즈간의 ‘시차’(視差)가 생길 뿐 아니라 렌즈를 교환할 때 뷰파인더까지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마련. 흔히 ‘수동카메라’라고 불리는 SLR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거울을 이용해 필름에 맺히는 이미지를 ‘펜타프리즘’이라는 거울을 이용해 뷰파인더로 똑같이 확인할 수 있다. 자유롭게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셔터가 작동하는 순간에는 렌즈 뒤의 거울이 들리기 때문에 사진이 찍히는 짧은 순간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단점.

▽기계식 대 전자식〓90년경부터 나오는 SLR는 일반 건전지나 리튬전지로 작동되는 전자식이 대부분이다. 몸체에 CPU 등 컴퓨터 관련 부품이 들어가 고속 자동초점(AF)은 물론 다양한 방식의 측광과 자동노출이 가능하다. 기계식은 태엽에 의해 구동되는 방식. 렌즈의 조리개 링을 돌려 노출을 조절하고 필름 와인딩레버를 돌릴 때 감기는 태엽의 힘으로 셔터가 작동된다.

전자식은 사용 편의성이 대폭 강화되고 첨단 AF기능의 렌즈들을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동화 기능보다 둔탁한 금속성 파열음이 더 상쾌하다고 여기는 ‘정통파’들은 여전히 기계식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완전 기계식 카메라는 SLR의 본고장 일본에서도 단종됐으며 콘탁스 라이카 등 독일의 몇몇 ‘명품’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 특히 한국의 아남니콘에서 생산되다 최근 단종된 ‘FM2’는 4000분의 1초의 고속 셔터와 250분의 1초의 플래시 동조속도에다 내장 수은전지가 방전돼도 사용에 문제가 전혀 없어 마니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6월경 ‘FM2’의 후속모델로 자동노출 기능이 추가된 ‘FM3a’가 판매될 예정. 서울 남대문이나 종로구 예지동 ‘중고 카메라 골목’에서는 니콘의 ‘F3’‘FM2’, 캐논의 ‘A-1’‘F-1’ 등 80년대 베스트셀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고급형 대 보급형〓SLR의 역사는 니콘과 캐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두 메이커 모두 ‘고급형(전문가용)’과 ‘보급형(일반인용)’ 두 축으로 SLR를 만들어 왔다. 니콘의 ‘F’시리즈와 캐논의 ‘EOS-1’시리즈는 자사 기술력의 정통 계보를 잇는 전문가용 카메라의 적자(嫡子)들. 현재 니콘은 ‘F5’, 캐논은 ‘EOS-1V’를 간판 스타로 내세우고 있다. 명실상부한 최상급 카메라들이지만 문제는 이들의 가격. 옵션에 따라 몸체만 200만∼250만원에 이른다.

초보자로서 이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보급형’을 선택해볼 만하다. 고급형보다는 내구성 모터드라이브속도 특수기능 등이 떨어지지만 웬만한 프로가 아니면 성능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EOS-3’‘F100’은 130만원대,‘EOS-5’‘F80’는 60만원대.

▽줌렌즈〓렌즈도 ‘고급형’과 ‘보급형’이 있다. 가장 많이 쓰는 28∼85㎜ 가량의 줌렌즈의 경우 보급형은 40만원대지만 고급형은 3배 이상 비싸 130만원이 넘는다.

처음에 가격 때문에 보급형을 구입한 소비자들도 ‘사진의 질은 카메라 몸체가 아닌 렌즈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고급형 렌즈에 ‘눈독’을 들이게 된다.

몸체는 보급형을 쓰더라도 렌즈는 처음부터 전문가용을 구입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방법 이다. 니콘과 캐논은 첨단 광학기술로 무장한 전문가용 줌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니콘의 ‘ED’‘AF-S’시리즈와 캐논의 ‘L(luxury)’시리즈가 그것. 이들은 빛의 분산문제와 구면수차 색수차 등을 광학적으로 해결했을 뿐 아니라 초음파모터와 CPU를 내장, 소음없는 고속 AF가 가능하다. 17∼35㎜, 28∼70㎜, 70∼200㎜ 등 광각에서 망원까지 고급형 줌렌즈 3개로 ‘풀 라인 업’을 갖출 경우 400만원 이상 비용이 든다. 시그마 탐론 토키나 등 렌즈 전문 메이커의 전문가용 제품도 쓸 만하다. 니콘 캐논과 비슷한 성능에 가격은 30% 정도 저렴하다.

▽액세서리〓플래시의 경우 10만원 이하의 제품은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하는 비용이 더 든다. 캐논이나 니콘 등 카메라메이커가 내놓는 ‘정품’이 좋지만 메츠 등 플래시 전문업체 상품도 선택할 만하다. 삼각대 가방 필터 등은 고가의 카메라를 살 때 ‘말만 잘하면’ 공짜로 얻을 수도 있다.

<신원건사진부기자>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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