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 폐지 1년]컴퓨터-반도체 일본으로 몰려가고…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35분


▼대일수출은…▼

컴퓨터와 반도체 등 전기 전자제품의 대일(對日)수출이 크게 늘면서 한국 상품의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이 89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9일 일본 대장성의 무역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산 제품의 상반기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이 5.5%로 지난해 같은 기간(4.9%) 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국의 일본 내 수입시장 점유율은 미국(19.5%) 중국(13.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 한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89년 6.2%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90년대 들어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97년과 98년에는 4.3%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5.2%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 상품의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 상승은 △컴퓨터(12억1000만달러·196.8% 증가) △반도체(12억7000만달러·63.4% 증가) △무선통신기기(1억2000만달러 86.1% 증가) 등 전기 및 전자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KOTRA측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4.3% 증가한 9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 역시 158억달러로 무려 51.2%나 증가해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대일 무역 적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63.6% 늘어난 69억400만달러로 적자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日제품 수입은…▼

일본 제품의 수입을 제한했던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폐지되면서 일제 캠코더와 전기밥솥, 휴대전화 등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된 48개 일본 제품의 수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들 제품의 올해 상반기(1∼6월)수입액이 3억9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5% 늘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들 제품의 지난해 연간 수입액은 4억6000만달러로 98년의 2억2500만달러보다 105% 늘어났다.

무협 관계자는 “총수입 증가율이 지난해 28.4%, 올해 상반기 44.7%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수입선 다변화에서 풀린 일본 제품이 한국 시장에 빠르게 상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캠코더의 경우 98년 81만달러에 불과했던 대일 수입 규모가 지난해 2315만달러로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195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규모를 넘어서는 등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전기밥솥의 수입은 98년 2000달러에서 지난해 332만5000달러로, 올해 상반기에는 385만6000달러로 급증했다.

휴대전화와 굴착기 등은 수입국이 일본으로 바뀌는 ‘역(逆) 수입선다변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휴대전화의 대일 수입은 98년 3만8000달러로 전체 수입 휴대전화 시장의 0.1%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6320만달러로 96.5%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자동차 TV VTR 등은 아직 수입 급증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협측은 “판매망이 갖춰질 경우 대형 TV와 대형 승용차의 수입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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