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인터넷경매, '매매보호장치' 도입 잇따라

  • 입력 2000년 6월 11일 19시 38분


인터넷경매 업계에 매매보호장치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매매보호장치란 경매 당사자인 판매자와 구매자간에 물건과 돈을 주고받는 과정에 운영자가 개입하는 시스템.

즉 경매가 마감되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전달될 돈을 운영자에게 보내고 구매자는 판매자가 발송한 물건을 받아보고 최종 구매결정을 내린 뒤에야 판매자에게 돈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직거래에 비해 절차가 복잡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안전한 거래를 위해 이를 선호하는 네티즌이 늘면서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일부 업체에선 직거래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아예 매매보호장치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도록 ‘강제’하는 실정. 또 장기적으로 볼 때 매매보호장치 이용에 부과되는 수수료가 인터넷기업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수익원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어 네티즌과 운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존재한다.

국내최대의 인터넷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은 98년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부터 매매보호장치를 고집해왔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손쉽게 다른 주소로 옮겨갈 수 있는 인터넷서비스는 믿음이 생명.

특히 물건과 돈이 오가는 인터넷경매에서는 돈을 주도고 물건을 전달받지 못하는 등 직거래와 관련된 사고로 인해 ‘믿을 수 없는’ 사이트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도 있다.

옥션의 나윤희 차장은 “매매보호장치는 인터넷경매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상황일수록 더욱 필요하다”면서 “매매보호장치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수수료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했지만 이용자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말 뒤늦게 인터넷경매시장에 뛰어든 야후코리아(kr.auctions.yahoo.com)는 서비스 개시 넉달이 지난 올해 4월말 전문회사와 계약을 하고 매매보호장치를 전격 도입했다. 직거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기 때문.

야후코리아 김병석씨는 “매매보호장치를 이용할 경우 낙찰가의 1.5%를 판매자로부터 받고 있으나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매매보호장치는 경매문화 정착과 수익모델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직거래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해온 개인간(C2C) 중고물품 경매서비스 와와컴(www.waawaa.com)도 4월초를 기해 매매보호장치를 통해서만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방침을 선회했다.

그러나 매매보호장치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직거래에 비해 배송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결제 택배 등 다른 시스템이 뒷받침해주지 못할 경우 물건과 돈이 오가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해 이용자에게 큰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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