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증]국민 3∼5% 환자…약물-상담치료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04분


최근 경제사정이 악화하면서 한탕주의와 사행심리가 조장돼 도박중독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도박중독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30대 주부와 직장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도박중독증은 80년 미국 정신과의사들의 진단분류표(DSM)에 정식 질병으로 올랐다. 주위의 재산을 거덜내고 자살이나 교도소행을 택해야 끝나기 때문에 다른 병보다 더 위험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1∼3%가 도박중독증.도박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보다 많은 3∼5%일 것으로 정신과 의사들은 추정.

▼왜 병인가?〓비중독성 도박은 △친구나 친지끼리 재미로 하는 오락형 △경마 경륜 등의 합법형 △비합법적으로 돈을 버는 범죄형 등으로 나눠진다. 비중독성 중 상당수가 중독성으로 진행. 중독성의 특징은 △하고싶어 안달하고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 등 ‘금단증세’가 나타나며 △내성(耐性)이 생긴다(판돈이 올라간다).

▼누가 잘 걸리나?〓강박증 우울증 불안증 성격장애 등이 중독증으로 나타난다. 지능지수(IQ) 1백20 이상이고 평소 지나치게 자신감에 찬 행동을 보이며 방탕한 사람은 노름을 하면 중독증에 빠질 위험이 크다.

부모 중 중독자가 있는 경우나 부모가 돈의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경우 자녀에게서 많이 생긴다. 어릴 때 주의력결핍 행동과다증의 증세를 보인 경우에도 많이 나타나 신경시스템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

▼어떻게 빠져드나?〓가끔 도박으로 돈을 따면서 자신의 재주에 대해 만족한 다음 △3∼5년 정도 아마추어에게 돈을 따는 ‘승리기’ △5년 이상 전문도박판에서 판돈을 잃는 ‘상실기’ △내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다시 도박판에 뛰어드는 ‘자포자기 시기’ △자살이나 교도소행으로 도박을 끊는 ‘절망기’로 진행.

▼치료〓정신과 병원에선 충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약이나 항우울제 등을 먹인다. 상담을 통해 우울증 강박증 분노 등을 해소시키는 방법으로 치료. 병원 대신 자활모임인 ‘단(斷)도박친목모임’에서 단계별 치료법으로도 고친다.

▼가정에선?〓도박중독자는 배우자나 아랫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으므로 부모 장인 등 윗사람에게 병원에 데리고 갈 것을 요청해야 한다.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으며 중독자가 뉘우칠 때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정신병원’이라면 가지 않으므로 ‘치료센터에 가자’고 해야 한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홍식교수 02―3497―3341, 법무부 치료감호소 최상섭의료부장 0416―857―2601)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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