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칼럼]PC 『장애인 곁으로』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나는 감사해야 할 것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경이다. 많은 사람들처럼 나는 시력에 영구적인 장애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 장애는 경미하고 렌즈로 쉽게 극복될 수 있다. 나의 사소한 장애를 다른 많은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심각한 장애와 동일시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 시력이 더 나쁘지 않고 안경을 갖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 장애극복의 보조도구 ▼ 안경은 하나의 「접근보조기구」다. 휠체어도 그렇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세상을 보다 낫게 근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든 도구는 하나의 접근보조기구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은 모두에게 이롭다. 나같은 사람들이 안경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이 사회는 얼마나 열악해 질 것인가. 그같은 도구는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와 친척, 고용주와 전체 경제에 이익이 된다. 때로는 장애인을 도우려는 의도로 행해진 투자나 법규가 예상치 않았던 광범위한 혜택을 주기도 한다. 엘리베이터의 벨소리와 깜박이는 불빛은 시력이나 청력 장애인 혹은 지체장애인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을 때 탈 수 있도록 약간의 여유를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제 모든 사람은 이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만일 엘리베이터에 이런 장치가 없다면 여러분은 화를 낼 것이다. PC와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에게 대단히 효율적인 접근보조기구다. 말을 못하는 장애인도 인터넷을 통해 채팅을 할 수 있고 바깥활동이 어려운 노인들은 인터넷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은 사실상 PC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컴퓨터화면은 텍스트로만 돼 있어 이것을 말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쉬웠다. 이제 컴퓨터화면은 시력을 가진 사람에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는 그래픽 위주로 대부분 바뀌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수많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 마우스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마우스의 대체물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시각적인 보조물도 있어야 한다. 또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래픽이 가득한 화면까지 묘사할 수 있는 음성합성기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곧 웹페이지와 소프트웨어에 자막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엔카르타 98」은 완전히 자막화된 최초의 멀티미디어 백과사전이 될 것이다. 「윈도 98」은 화면확대기를 포함,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많이 덧붙일 것이다. ▼ 음성합성기 등 개발 한창 ▼ 우리 회사뿐 아니라 IBM, 선 등의 회사도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중소기업이 음성합성기부터 타자를 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페달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컴퓨터산업은 아직 이 분야에서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는 안경을 벗고도 그 날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회장·정리〓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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