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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수능 최저기준 폐지까지 강요하는 교육부

입력 2018-03-28 00:00업데이트 2018-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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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학들에 수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권고하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최저기준 폐지 반대 및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촉구하는 청원글이 폭주했다. 한 고3 학생은 “수시에서의 객관적 평가기준인 수능 최저등급까지 폐지한다면 수시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정확한 기준 없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현행 대학입시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에 응시하더라도 각 대학이 정해놓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만 최종 합격이 가능한 대학이 많다.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과목 각각의 최저기준은 평균 2등급이다. 교육부는 수능 최저기준 폐지 권고에 대해 “입시를 단순화해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수능 최저기준이 적잖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능 최저기준은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기도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불투명성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최저기준을 폐지하면 수시 전형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입시에서의 변별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수능 최저기준 폐지를 권고하면서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하겠다고 했다. 권고가 아니라 사실상의 강요인 셈이다. 수시의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할 것인지, 수시 전형의 비중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는 대학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섣부른 개입과 단편적 처방은 또 다른 부작용과 논란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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