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괴담 - 기부금 사기에 골치

  • 입력 2008년 5월 15일 19시 57분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 참사 나흘째를 맞아 중국 정부는 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생존자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지진 발생 72시간 경과…생존자 희박할 듯=중국 정부는 구조작업에 15일까지 11만6000명의 군·경을 투입했다. 하지만 매몰된 생존자가 버틸 수 있는 한계시간인 72시간이 지나면서 구조팀은 생존자 구조보다 시신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의 재난 전문가 윌리 맥마틴 씨는 AFP통신에 "대부분의 생존자는 사고 발생 이후 3, 4일 이내에 구조된다. 그 이후에 구조되는 것은 기적이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쓰촨 성 칭촨(靑川) 현의 한 무너진 중학교 건물더미 안에서 이 학교에 다니던 허취칭 양이 매몰 50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여행객들은 안전한 듯=중국 당국에 따르면 쓰촨 성의 명승지 주자이거우(九寨溝)에 발이 묶였던 6000여 명의 관광객 중 3000여 명이 이미 안전한 지역으로 몸을 피했다.

외국인 682명을 포함해 관광객 2517명에 대해서도 대피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 22명도 주자이거우의 호텔에 머물면서 쓰촨 성 성도인 청두(成都)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판다 보호구역인 워룽(臥龍)에서 실종되었던 외국인 33명이 이날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미 영사관 관계자도 워룽에서 미국인 1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유언비어·사기 난무=혼란을 틈타 한 몫 챙기려는 사기꾼이 출몰하고 유언비어가 난무해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는 "엄마·아빠, 지진 때문에 다쳐서 병원에 있어요. 병원비가 필요하니 아래 은행계좌로 빨리 송금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다. 기부금을 보내자는 가짜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두장옌(都江堰) 시의 화학공장이 폭발했다" "시신 때문에 수돗물이 오염됐다"는 등 허위 글을 인터넷에 올린 작성자 3명을 체포했다.

▽외국 구호인력 입국 허용=지진 참사 발생 이후 외국의 물질적 원조만 받아들이던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 구조대원들에게 입국을 허용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일본 구조대원들의 지진 피해지역 진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대만 자원봉사단 30여 명도 이날 중국 남서부 지역에 도착했다.

▽"하나 되면 외롭지 않다"=중국 안팎에선 자원봉사와 기부가 밀려들고 있다. AP통신은 중국 전역에서 8억7700만 위안(약 131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집계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야오밍 선수가 200만 위안, 세계적 허들 선수 류샹이 50만 위안을 각각 기부했고, 현지 신문에는 기부금을 냈다는 기업 광고가 연일 게재되고 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노지현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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