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파업투표 첫날… 경찰과 곳곳 충돌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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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압수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서울 구로구지부가 9일 파업 찬반투표를 강행하자 긴급 투입된 경찰이 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투표함 등을 압수해 나오고 있다. 이날 전공노의 찬반투표는 정부의 원천봉쇄로 대부분 무산됐다. 박주일기자
투표함 압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서울 구로구지부가 9일 파업 찬반투표를 강행하자 긴급 투입된 경찰이 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투표함 등을 압수해 나오고 있다. 이날 전공노의 찬반투표는 정부의 원천봉쇄로 대부분 무산됐다. 박주일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파업 찬반투표 첫날인 9일 전국 곳곳의 전공노 지부에서는 투표를 강행하려는 조합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가운데 대학 등 일부 지부에서는 e메일 등으로 경찰의 눈을 피해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곳곳서 충돌=8일부터 사전 방문투표를 실시한 전공노 서울 구로구지부의 사무실에는 이날 투표 재개 30분 만인 오전 9시반부터 경찰 1개 중대가 출동해 투표함 근처에 있던 공무원노조 소속 간부 등을 연행하려 하자 조합원들과 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부산 영도구청에서는 노조원들이 투표소를 설치한 뒤 투표를 진행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구청 간부 공무원 20여명과 몸싸움을 벌여 투표가 중단됐다.

경남도청에서도 노조원들이 점심시간에 사무실에서 투표를 강행하려다 도청 간부와 청원경찰의 저지로 실랑이를 벌이다 무산됐다.

또 경남 진주시지부에서는 투표 참관인 자격으로 지부 사무실에 미리 들어가 있던 민중연대 회원을 경찰이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에 연행된 전공노 구로구지부 관계자는 “경찰은 영장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영장은 보지도 못했다”며 “투표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 투표함 근처에 있는 노조원과 참관인 모두를 불법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숨바꼭질=전공노 충남 연기군, 광주 서구, 경기 군포시지부는 이날 경찰이 투표소의 접근을 차단하자 e메일을 이용한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전공노 국회사무처지부는 투표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면서 경찰의 시선을 따돌린 뒤 국회본관 1층에 있는 노조사무실에서 오전 8시부터 투표를 진행해 노조원 900여명 중 200여명이 투표를 마쳤다.

경북 상주대지부에서는 전공노 간부가 투표함 대신 호주머니에 투표용지를 넣고 다니면서 투표를 실시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남 함안군지부는 택배로 투표용지를 각 부서에 발송하려 했으나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택배회사를 찾아가 투표용지 480여장을 회수했다.

음성군 이장협의회와 사회단체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전공노가 총파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행정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납세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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