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엄태구·박지현, 유난히 내성적인 배우들이 선보일 B급 ‘반전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19일 16시 37분


영화 ‘와일드 씽’ 내달 3일 개봉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 AA그룹 제공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 AA그룹 제공
때는 2002년. 데뷔하자마자 가요계를 휩쓴 괴물 신인그룹이 있었다. 용구레코드 소속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강동원·박지현·엄태구). 그리고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가 있으니 발라드 왕자로 불렸던 ‘최성곤’(오정세)다. 이들은 불의의 사건으로 가요계를 떠나게 되는데….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와일드 씽’은 이같은 설정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트라이앵글과 최성곤이 20여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실상 이야기 자체의 힘보다는 배우들의 에너지로 끌고 가는 작품. 웃기고야 말겠다는 기세만큼은 상당해 곳곳에서 폭소가 터지고 만다.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가운데), 박지현(왼쪽), 엄태구. AA그룹 제공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가운데), 박지현(왼쪽), 엄태구. AA그룹 제공
가장 큰 코믹 포인트는 ‘의외의 조합과 반전미’다. 내성적인 것으로 알려진 배우 3인방과 능청스러운 연기의 달인 오정세의 진지한 퍼포먼스가 예상 밖의 재미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대중의 시선을 끈 건 배우 강동원이다. 트라이앵글의 메인댄서이자 리더 황현우 역할을 맡은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매일 4시간씩 춤을 배웠다고 한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는 강 배우는 “그 당시 댄서였던 분들을 창피하게 하진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힙합을 잘 듣지도, 춤을 춰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재작년 제작 미팅차 미국에 체류하던 도중 대본을 받았고, 현우 역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의 브레이크 댄스 단체 ‘주스’(JUiCE)에 연락해 연습에 착수했다.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가운데), 박지현(왼쪽), 엄태구. AA그룹 제공
영화 ‘와일드 씽’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가운데), 박지현(왼쪽), 엄태구. AA그룹 제공
“이 작품은 노력한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영화예요. 힙합에 낯설었기 때문에 리듬감 있게 걷는 것부터 시작했죠. 그런데 친한 형이 제가 춤추는 걸 어쩌다 이런 시도까지 했냐는 듯 ‘뭐고? 니 요새 돈이 없나?’ 물어보더라고요. (웃음) 저는 칭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강 배우에게 또 하나의 ‘의외의 필모그래피’로 남을 법하다. 강 배우는 ‘초능력자’(2010년), ‘검사외전’(2015년) 등 줄곧 의외의 선택들을 해왔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역할 왜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작 중에는 성적이 좋지 못한 작품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제가 봤을 때 대본이 재밌고, 저의 역할이 정확하면 뛰어들었다”며 이번 작품도 “B급 정서가 좋았다”고 평했다.

강 배우의 말처럼 ‘와일드 씽’은 시종일관 가벼운 무드를 유지한다. 중요한 점은 서사적 허술함을 전혀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오히려 과장되고 촌스러운 연출을 전면에 내세우며 B급 코미디의 결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2인자 콤플렉스를 가진 래퍼 상구 역의 엄태구, 부잣집 사모님이 된 센터 도미 역의 박지현도 끝까지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에 오정세 배우의 열연은 코미디의 정점을 찍는다. 오 배우가 연기한 최성곤은 과거 ‘우윳빛깔 발라더’로 불렸던 발라드계의 왕자다.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가요계를 은퇴한 후, 현재는 산속 사냥꾼으로 살아간다. 거친 자연인의 모습을 한 채 촉촉한 미성으로 히트곡 ‘니가 좋아’를 부르는 장면은 저항 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대표 장면.

극의 킬러 콘텐츠인 트라이앵글의 음악 ‘Love is’와 최성곤의 ‘니가 좋아’는 예습해두는 것을 권한다. 아마 영화가 끝난 뒤엔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와일드 씽#트라이앵글#코미디#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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