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술한 ‘승부조작 근절대책’ 실효성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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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승부조작 사태를 맞아 개최한 워크숍 이틀째인 1일 재발방지 대책과 처벌, 신고 방안을 발표했다.

연맹은 전날 강원 평창군 한화리조트에서 16개 구단 단장, 감독, 선수대표들이 가진 간담회를 통해 나온 합의를 바탕으로 13일까지 2주간 승부조작 등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선수 등 관계자들로부터 자진 신고를 받기로 했다.

연맹은 신고내용에 대해 조사를 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데 자진 신고자에 대해서는 최대한 징계수위를 낮추고 검찰에도 선처를 건의할 계획이다. 신고 기간이 끝나도 연맹과 대한축구협회, 법무부, 스포츠토토 등이 공조해 비리근절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상시로 신고를 받기로 했다.

연맹과 협회, 구단, 코칭스태프는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를 연맹에 신고해 의심 선수를 특별 관리할 방침이다. 승부조작 사실이 확인된 선수는 영구제명 등 중징계키로 했다. 구단이 선수의 불법행위 가담 사실을 알고도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등 묵인 행위를 했을 때도 무거운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연맹은 워크숍에 참석한 1150여명의 선수, 코칭스태프, 직원들에게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에는 연맹이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 개인정보를 요청하면 이에 반드시 협조하도록 돼 있다.

서약을 위반할 경우 임의탈퇴 등 K리그 차원에서 내려지는 모든 징계를 감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 대표팀 차출 선수 등에 대해서도 서약서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나온 대책에 대한 세부 사항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이사회에서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1박 2일간 논의를 통해 마련된 승부조작 근절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약서에 적힌 개인정보 제출은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확정됐다고 하지만 당사자가 거부할 경우 서약을 했더라도 강제할 법적 의무는 없다.

신고 제도도 구체적인 처벌 경감 사례나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발적인 신고를 이끌어낼지 미지수다. 불법행위 가담자에 대해 묵인한 구단에 대한 처벌도 무 관중 홈경기, 제재금 등 처벌이 약한 편이다. 이에 대해 안기헌 연맹 사무총장은 "연맹과 구단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모두 강구했다"고 말했다.

평창=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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