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야당 개헌안 모두 나왔으니 협상 본격화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8-04-04 00:00수정 2018-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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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어제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고 대통령이 국회해산권을 갖는 개헌안을 발표했다. 한국당의 개헌안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외치(外治)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치(內治)를 담당하고, 대통령이 국회해산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원(二元)정부제로 볼 수 있다. 총리가 국회해산권을 갖는 의원내각제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대통령의 국회해산 시 총리의 제청을 받게 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의원내각제만 해도 제2공화국 때의 짧은 경험이 있지만 이원정부제는 우리나라에는 낯선 권력구조다. 그러나 제헌 이후 한국의 70년 헌정사 대부분이 대통령제의 실패사라고 보면 대통령제를 일부 수정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 보는 것도 의미가 없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나라 중에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 외에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도 의원내각제나,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이원정부제를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볼 때가 됐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결국 대통령의 발의가 한국당 개헌안을 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개헌 저지 의석을 확보한 제1야당의 안도 나왔으니 이제 여야가 본격적으로 협의할 조건이 마련됐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어도 개헌은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국민투표 부의의 조건으로 정한 헌법의 운용 원리상 맞다. 여당도 대통령 개헌안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만 말고 보다 독립적인 자세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개헌안의 대통령 4년 연임제와 한국당 개헌안의 이원정부제 사이의 간극은 크다. 대통령 개헌안에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 분산 방안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당 개헌안은 이원정부제에서 대통령의 핵심 권한인 국회해산권마저 총리의 견제를 받게 함으로써 국회의 욕심을 드러냈다. 국민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요구하면서도 신뢰가 부족한 국회에 많은 권력을 내주기를 꺼리고 있다. 여야는 두 요구를 다 고려해 개헌 협상을 본격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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