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파이시티 금품수수 파문]이정배 前대표 횡령 344억으로 崔-朴에 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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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1조4500억 부정 대출 일부 빼돌려 비자금 조성
崔-朴 61억, 우리銀 간부 53억 뺀 나머지 230억원 용처도 의문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사업 인허가 비리의 핵심 인물인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55)가 2010년 부정한 방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뒤 그중 횡령한 돈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해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5년부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에게 준 로비자금의 출처가 이 돈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03년 12월부터 2010년까지 파이시티 및 중국 오피스텔 건설 사업 등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우리은행 간부 천모 씨(49)와 그 후임인 정모 씨(49)에게 금품을 제공했고 그 대가로 1조4534억 원의 부정 대출을 받았다. 천 씨는 39억6000만 원과 이 전 대표의 시행사 주식 30%(당시 추정 이익 180억 원)를 받았고, 정 씨는 13억8700만 원과 2억5000만 원 상당의 고급 골프장 회원권을 받아 챙겼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전 대표가 받은 대출금 중 344억 원을 횡령해 채무 변제, 세금 납부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 돈의 일부가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의 비자금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당시 혐의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국무차장 측에 건넸다는 61억5000만 원과 우리은행 간부들에게 건넨 53억4700만 원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229억 원의 행방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돈 중 일부가 드러나지 않은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감사원이 2008년 파이시티 사업을 포함해 서울시 주요 사업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다른 사업에서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시정 등의 지시를 내렸지만 유독 파이시티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파이시티는 이 감사결과가 시에 통보된 직후인 2009년 4월 서초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해 7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허가를 받았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최시중#파이시티 금품수수#이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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