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핵잠, 태평양서 전략 SLBM 시험발사

  • 동아일보

美-日-호주 등 겨냥 군사력 과시
환추시보 “SLBM 쥐랑-3 가능성”
칭다오 인근서 러와 연합훈련도

ⓒ뉴시스
중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이 6일 태평양 공해를 향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태평양 일대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경계해 온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을 겨냥해 중국이 작전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중국의 군사 동향은 투명성 부족으로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이번 시험 발사가 “중국이 군사력을 급속히 증강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역에 불안정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도 “우리는 다른 태평양 이웃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남태평양을 미사일 능력 시험장으로 사용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동조했다.

● 中, 핵잠서 최초로 SLBM 발사

이날 중국 해군은 “낮 12시 1분경 전략핵잠수함에서 태평양 공해 해역으로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전략미사일’ 1발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예정된 해역에 정확히 들어갔다”고 밝혔다.

중국이 태평양 공해상으로 전략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24년 9월 시험 발사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발사는 1980년 ‘둥펑(DF)-5’ 발사 이후 44년 만에 태평양을 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SLBM 시험 발사를 두고 1982년 이후 중국 잠수함의 첫 미사일 시험 발사이자, 핵잠수함에서 발사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제원이나 탄착 지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자국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발사된 미사일이 잠수함용 차세대 ICBM ‘쥐랑(巨浪·JL)-3’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3세대 SLBM으로 사거리가 1만 km 이상이다.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구상 대부분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번 시험은 중국이 미국 동맹국이 자리한 전략 지역인 태평양을 겨냥해 핵잠수함 기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호주와 피지가 새 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한 날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태평양에서 호주 등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안보 협력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란 해석도 나온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제 중국은 과거와 달리 ICBM 시험에 따른 정치적 대가를 기꺼이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외교와 군사 정책에서 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 기조에서 벗어나 군사 굴기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번 시험 발사를 주변국에 사전 통보했고 정례적인 군사 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발사 활동은 시종일관 안전 규범과 전문적인 절차에 따라 실시됐다”며 “관련 국가들이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중-러, 해상 연합 훈련도 실시

한편,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6일부터 13일까지 칭다오 인근 해역에서 ‘해상연합(海上聯合)-2026’ 연합훈련을 진행한다. 일각에선 사실상 미국, 대만, 일본 등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도의 훈련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훈련에는 ‘항공모함 킬러’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함’과 공격형 잠수함 ‘우파’ 등이 참여한다. 양국 군은 훈련 후 태평양으로 이동해 공동 해상 순찰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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