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미국과 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 팩트시트’를 통해 발표한 가운데, 미 국무부도 19일(현지 시간)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에 대한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한 동아일보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백악관은 같은 문의에 “팩트시트를 참고해 달라”고 했다. 앞서 17일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이 북한 비핵화에 공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 배경과 의미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북핵이 고도화되면서 미중이 사실상 암묵적으로 이를 용인하는 단계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북한 비핵화 기조 자체는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남북한을 아우르는 상호 개념인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란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미국의 목표가 일단 북핵 해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한 모두에서 핵 위협을 제거한다는 의미인 만큼, 북한은 이를 근거로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방침을 유지한 건 북한과의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먼저 핵 문턱까지 낮출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 내용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하노이 노딜’을 경험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날 미 국무부는 답변에서 “미국은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도 밝혔다. 대북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선 만남, 후 협상’ 방식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를 혼용한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용어 자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또 즉흥적이고 거래 중심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언제든 향후 북-미 대화 국면 등에 따라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핵 폐기 대신 핵 동결 또는 핵 군축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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